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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카페]지성-천수 성실성이 명암 갈랐다

입력 | 2008-12-26 02:57:00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연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자신에게 큰 성원을 보낸 한국 국민을 위해 태극전사 3명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으로 데려가 세계적인 선수로 키울 계획을 세웠다. 박지성과 이영표, 그리고 이천수가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었다. 그러나 이천수는 히딩크 감독의 러브콜을 거부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를 선택했다.

그때부터 박지성 이영표와 이천수의 운명은 쌍곡선을 그렸다. 히딩크 감독의 든든한 후원을 업은 박지성은 부상과 슬럼프의 고난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해 2005년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전통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반면에 이천수는 스페인에서 적응하지 못해 2005년 울산 현대로 돌아왔고 2007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갔다가 올해 다시 수원 삼성에 임대됐다. 이 과정에서 이천수는 연예인과의 염문을 연이어 뿌렸다. 폭력 및 사기 사건에도 연루되고 음주 파문까지 일으켜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했다. 축구보다는 딴 곳에 한눈이 팔려 제대로 몸 관리를 하지 못했고 수원에서도 부상 등으로 주전에서 제외됐다. 급기야 24일에는 훈련 불참 등 선수로서의 임무 불이행으로 임의탈퇴 공시 요청을 받기에 이르렀다.

박지성은 언제나 축구 하나만을 위해 헌신했고 히딩크 감독에 이어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감독이 아끼는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틈나는 대로 펠레 등 축구 영웅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고 몸 컨디션을 망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드 스타의 기본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딴짓을 하다 스러져간 선수는 이천수 외에도 많다. 스포츠에선 성실함이 중요하다. 선수는 경기에서 빛날 때 스타성이 유지되는 법이다. 박지성과 이천수의 엇갈린 명암이 이를 증명한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직후만 해도 이천수는 박지성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6년여가 흐른 오늘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결국 성실성 여부가 두 선수의 운명을 바꾼 셈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