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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결장’ 맨유, ‘복싱데이’ 스토크시티전 1-0 신승

입력 | 2008-12-27 00:15:00


2개여월 동안 쉬지 않고 가동되던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엔진’이 잠시 예열을 멈췄다.

박지성은 26일(한국시간) 부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 대기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로써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 꾸준하게 출전기회를 보장 받았던 박지성은 지난 14일 토트넘 훗스퍼전 이후 7경기 만에 선발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날 박지성의 결장은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배려 차원으로 풀이된다.

퍼거슨은 최근 일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박지성이 감기몸살로 좋지 않은 컨디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 출전을 감행시켜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영국으로 돌아온 퍼거슨은 ‘복싱데이’ 스토크시티전을 시작으로 25일 동안 8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일정’을 대비해 그 동안 리그와 대표팀을 오가며 강철체력을 과시해온 박지성에게 떨어진 체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결장하면서 공격의 파괴력이 떨어진 맨유는 후반 39분 카를로스 테베즈의 결승골로 스토크시티에 1-0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선두권 경쟁에 분수령이 될 ‘복싱데이’ 경기에서 승리한 맨유는 시즌 성적 10승 5무 2패(승점35)를 기록, 리버풀, 첼시 , 아스톤 빌라, 아스날과 함께 더욱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맨유는 최전방 투톱에 웨인 루니-테베즈가 나선 가운데 라이언 긱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각각 좌우 측면 공격수로 출전했다. 그 뒤를 폴 스콜스와 대런 플레쳐가 받쳤고, 포백 수비진은 게리 네빌-네마냐 비디치-조니 에반스-존 오셔로 구성됐다. 골문은 반 데 사르가 지켰다.

경기 초반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던 맨유는 상대의 촘촘한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 참가 뒤 장시간의 비행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쉽게 경기를 풀지 못하던 맨유는 전반 26분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쇄도하던 루니가 몸을 비틀면서 멋진 헤딩슛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5분 뒤에는 에반스가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노마크 득점찬스를 잡았지만, 첫 트래핑이 길어 아쉽게 수비에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과 같은 포지션을 유지한 채 후반을 맞은 맨유는 후반 13분 아크 서클 정면에서 스콜스가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던 맨유는 2분 뒤 오히려 실점위기를 맞았다. ‘인간 투석기’ 로리 델랍의 롱스로인이 문전 앞에 있던 데니 푸의 머리까지 전달된 것. 다행히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나 실점을 면했다.

공격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맨유는 후반 18분 측면 수비수 오셔를 빼고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교체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시켰다.

상대 앤디 윌킨슨의 퇴장 이후 파상공세를 펼치던 맨유는 후반 39분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네빌의 땅볼 크로스를 이어받은 베르바토프가 쇄도하던 테베즈에게 연결, 테베즈는 곧바로 논스톱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후 맨유는 후반 인저리 타임에 수비형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을 투입해 수비를 견고히 했고, 패스 플레이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고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한편 첼시는 전반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의 연속골에 힘입어 김두현의 소속팀 웨스트 브롬위치 알비온을 2-0으로 물리쳤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