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책회의, 지도부 100여일 농성끝 검거… 활동 사실상 소멸
MBC PD수첩, 농식품부 소송 제기… 제작진 검찰소환 계속 불응
미국산 쇠고기, 공포걷히고 소비 급증… 6~11월 4만7000t 수입
다음 ‘아고라’, 6월 방문 441만명 → ‘촛불’끄자 12월 262만명으로
5월부터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당시 시위를 이끌었던 4개의 키워드를 골라 그때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봤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1500여 시민단체가 연대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출범한 것은 5월 9일.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집회는 대책회의의 주도에 따라 거리로 진출했고 주제도 대운하 반대, 공기업 민영화 반대 등 다른 이슈로 확산됐다. 대책회의 지도부는 100일이 넘는 조계사 농성 끝에 경찰에 검거되었으며, 현재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도부가 검거되면서 대책회의 활동은 사실상 소멸되었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내년에는 한총련 등 전통적인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기구가 발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PD수첩=4월 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7월 PD수첩의 일부 방송 내용에 대해 정정 및 반론보도 판결을 내렸다. 검찰 역시 수사에 착수해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2명의 PD에게 소환을 통보했지만, 현재 이들은 MBC 사내에서 숙식하며 검찰의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미국산 쇠고기는 곧 광우병’이라는 루머가 한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지만 시장과 소비자들은 곧 냉정을 되찾았다. 7월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가 재개됐고, 11월에는 3개 대형 마트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 6월 100여 t에 불과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가파르게 상승해 9월에는 수입량 1위를 기록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6∼1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4만7000여 t을 기록했다.
▽다음 ‘아고라’=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여론은 사실상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장인 ‘아고라’가 주도했다. 1월 주간 방문자 수 202만여 명에 불과했던 아고라는 6월 441만여 명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여론이 사그라지면서 12월 둘째 주에는 262만여 명으로 예전 수준이 됐다. 이후 아고라는 ‘미네르바’로 대표되는 사이버 논객들의 터전이 되기도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