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경복 후보 선거 불법 지원’ 수사 결과
朱교수에 먼저 후보 제안… 선거비용 60% 후원
서울지부 간부들 선대본부장등 맡아 대거 참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올 7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주경복 건국대 교수를 조직 차원에서 단일후보로 추대하고, 선거운동과 선거비용을 불법적으로 지원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은 곧 주 교수를 소환해 선거자금 조성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전교조가 주 교수에게 먼저 후보 제안”=26일 검찰에 따르면 전교조 서울지부는 5월 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부 사무실에서 교육감 선거 관련 워크숍을 열어 진보진영의 단일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서울지부는 이후 후보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 교수를 추천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달 15일 주 교수에게서 후보직 수락을 받았다.
서울지부는 6월 11일 대의원 대회를 열어 사회공공성 투쟁기금 명목으로 주 후보의 교육감 선거자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이 같은 대의원회의 결정 내용은 같은 달 23∼26일 실시된 조합원 투표에서 6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1인 10표, 1지회 1만 표 확보하라” e메일 보내=서울지부는 주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구성은 물론 산하 25개 지회를 통해 선거운동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원재 서울지부장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서울지부의 핵심 간부들이 대거 주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 참여했다. 이들은 5월 말부터 산하 25개 지회에 교육감 선거 관련 토론자료 등을 발송하며 “지회 집행부 회의, 분회장 총회 등을 통해 진보조직 독자후보 전술 등에 대해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거운동 기간인 7월 20일에는 김민석 서울지부 사무처장 명의로 ‘D-11, 730 지침’이라는 e메일을 지회장들에게 보내 △조합원 1인당 10표 이상 확보 △지회마다 100인 홍보단, 1000인 선전단 구성 △지회당 1만 표 확보 등 조직적 선거운동을 지시했다.
서울지부 조합원들은 지시에 따라 주위 사람들에게 주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e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당번을 정해 각 지역 선거사무소에서 미리 배포된 전화홍보 요령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홍보전화를 걸었다.
▽불법 감추려 차명계좌 이용, 미신고 선거운동원 수당 불법 지급=서울지부는 주 후보의 선거비용 지원과 지출과정에서도 법을 어겼다.
이들은 정치자금 기부가 법적으로 가능한 사람들이 주 후보에게 선거비용을 빌려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모금한 돈을 다수의 차명계좌를 통해 선거비용 공식 신고계좌로 이체하거나 계좌이체를 하면서 실제 계좌주 이름 대신 해직교사의 명의를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주 후보가 실제 사용한 선거비 14억 원 중 60%가량을 전교조의 지원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을재(구속) 조직국장은 회계책임자 박모 씨에게 선거비용이 법정한도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모금한 돈 중 일부를 미신고 계좌에서 꺼내 쓰라고 지시했다. 주 후보 수행원의 교통비, 식대 등 1억8000만 원이 실제로 이 같은 방식으로 지출됐다.
서울지부는 이 밖에 주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운 미신고 선거사무원 등에게 수당 명목으로 5500여만 원을 불법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