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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 잡으러’…中해군 8000㎞ 대장정

입력 | 2008-12-27 03:00:00



누리꾼 ‘明시대 정화함대’에 비유 열광



중국 해군 함대가 소말리아 해역에서 자국 선박을 해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6일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의 야룽완(亞龍灣)기지에서 발진했다.

우한(武漢)과 하이커우(海口) 등 최신 미사일 구축함 2척과 종합보급선 웨이산후(微山湖) 등 모두 3척으로 구성된 함대는 약 8334km를 항해해 다음 달 10일경 소말리아 아덴 만 인근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이 군사작전을 위해 해외에 군함을 파견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이번 군사작전을 600여 년 전 명나라 영락제 때 해적 소탕을 위해 아프리카 해역까지 원정을 떠난 정화(鄭和) 함대에 비유하면서 환영하고 있다. 정화는 1405∼1433년 일곱 차례에 걸쳐 함대를 이끌고 인도양으로 가 그 지역에서 출몰하던 당시 최대 해적 집단인 믈라카 해적을 소탕했다.

중국이 이번에 파견한 군함에는 특전대원 70명을 포함해 800여 명이 승선했다. 배수톤수 7000t인 2대의 구축함엔 각각 함대함, 함대공 미사일은 물론 직경 100mm의 주포(主砲), 잠수함 공격용 K-28 헬기, 어뢰 등 첨단 무기가 장착돼 있다.

중국군은 이번에 첨단 군함을 파견하면서도 로켓탄과 기관총 소총 수류탄 등 육군용 경화기도 많이 준비했다. 미사일로 해적선을 바로 침몰시키기보다는 근거리에서 격파하기 위해서다. 해적들을 가능한 한 많이 생포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최근 세계 각국이 파견한 군함을 피해 시속 32∼38노트(59∼70km)의 고속정을 타고 주로 야간에 전광석화처럼 ‘작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젠차오(劉建超)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한 1265척의 중국 선박 가운데 20%가 해적의 습격을 받았고 7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해 현재도 배 1척, 선원 18명이 억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소말리아 해역에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10여 국이 군함을 파견했다. 한국도 내년 상반기 군함 파견을 추진 중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