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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정시논술 최고의 무기는 기본기!

입력 | 2008-12-29 02:58:00


치밀한 논제 분석, 이미 절반의 성공

제시문간 연관성 ‘교통정리’에 집중

정시논술 출제경향 분석과 대비법

논술 답안을 작성할 때 일반적으로 강조되는 기본 요소들은 정시 논술에서도 중요하다. 우선 논제 분석을 잘해야 한다. 제시문의 연관성을 잘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며 답안이 상투적인 글이 되지 않게끔 주의해야 한다. 글을 쓰면서 늘 하거나 듣는 말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제시문 독해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치르는 주요 대학들의 출제경향과 대비법을 짚어본다.》

○ 서울대: 논제 분석에 집중해야

서울대 논술은 주로 교과서에서 제시문을 뽑는데 그 분량이 매우 짧다. 따라서 각각의 제시문 이해가 어렵지는 않다. 제시문과 연관지어 한 편의 글로 재구성하는 능력이 관건이 된다. 주어진 도표도 제시문과 연관지어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받자마자 해야 할 일은 논제 분석이다. 서울대만큼 논제를 길게 내는 대학은 없다. 논제를 꼼꼼히 살펴보면 연관성을 어떻게 찾을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2008학년도 논술 문제를 살펴보자.

「1. 제시문 (가)를 참조하여 제시문 (나)의 사례 (1), (2), (3), (4)를 현대 민주사회의 다수결 원리에 적용하였을 때 나타나는 문제점 및 그 해결 방안을 각 사례별로 나누어 설명하시오.

2. 논제 1에서 제기된 다수결 원리의 문제점 및 그 해결 방안을 고려하여, 제시문 (다)의 사례에서 A시 의회의 결정이 공동체 전체의 정의에 부합하고 보편타당한 것인지에 대하여 자신의 판단을 서술하시오. 그리고 의회의 결정에 반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시오.」

1번은 (가)를 참조하면서 (나)의 사례들을 현대 민주사회의 원리에 적용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찾으라고 한다. 논제를 풀이하면 (가)에 현대 민주사회의 다수결 원리가 들어 있다는 말이다. 결국 (가)에서 다수결 원리의 성립 근거를 일일이 찾아서 (나)의 사례들에 응용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런 분석이 됐다면 당연히 (가)를 파헤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번은 1번의 연장선상에 있다. 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A시 의회가 내린 결정의 타당성 판단인데, 그것이 ‘공동체 전체의 정의’에 부합하는지와 ‘보편타당성’이 있는지로 나눠야 한다. 전자는 내용에, 후자는 절차에 관한 것이다. 또 다른 요구는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으로, 특히 다수자의 방안에 소수자의 의견을 반영할 방법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 고려대: 제시문 (가)를 끝까지 움켜쥐라

고려내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제시문 (가)를 요약하는 문제가 1번에 주어진다는 것이다. 고전에서 주로 인용하는 제시문 (가)는 아주 길고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요약은 제시문의 핵심, 즉 글 전체를 관통하는 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즉, 글 전체를 관통하는 원리 같은 게 들어 있는데, 이것만 포착하면 긴 글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가능하다.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은 문제는 2번 문항이다. 2009학년도 수시 논술에서 출제된 “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고, 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자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라는 문제를 살펴보자.

얼핏 생각하면 (나)와 (다)를 잘 비교하면 될 것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가) (나) (다)를 참고하여’(‘제시문들을 참고하여’라는 식으로도 출제되기도 한다)라는 주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제시문 (가)다. (가)에 담긴 원리는 2번 문항의 해결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자칫 (가)를 소홀히 다뤘다간 논리적 근거가 빠진 글이 되기 십상이다.

3번 문항은 수리형 문제다. ‘수리’라고 하면 계산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3번은 앞의 제시문과 연관해 발생하는 문제의 합리적 해결책을 요구한 것이고, 그 과정에 수리적인 것이 끼어들 뿐이다. 따라서 이 문항 역시 제시문과의 연관성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연세대: 문제 상황 파악이 관건

연세대의 논술 제시문은 교과서와 별 상관이 없다. 짧지 않은 제시문을 고전이나 교양서적에서 주로 인용한다. 제시문의 난도는 그리 높지 않아 읽기에는 큰 지장이 없다. 여기에 추가되는 도표까지 제시문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것이 좋은 답안을 작성하는 방법이다.

연세대 논술은 제시문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문제가 꼭 나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진 제시문은 대개 특정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것과 연관 돼 있다. 따라서 문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2008학년도 1차 모의논술 문제를 살펴보자. ‘자연 상태에서 이기적인 인간들이 타인에게 베푼 이타심의 대가를 기대할 수 없기에 호혜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상황을 제시하고, 제시문들이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비교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서 ‘이기적 인간’에 초점을 맞추면 완전히 어긋난 독해가 된다. 자연 상태에서 이기적이라는 말은 인간의 이기심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이기적 인간도 이타심의 대가를 기대할 수 있다면 호혜적인 행위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제시문에서 찾아야 한다. 현실 속의 이기적 인간들이 호혜성을 발휘할 조건을 찾는 데 독해의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비교하라’ 했으니까, 당연히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 두 제시문은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의 원리가 들어 있다. 차이는 그 원리를 실행하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이처럼 문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면 출제자의 의도도 읽어낼 수 있고, 제시문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을 알 수 있다. 연세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명심할 내용이다.

우한기 청솔 일이관지 논술연구모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