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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7000년전 유물이 이렇게 정교할수가”

입력 | 2008-12-29 07:54:00


‘황금의 제국-페르시아유물’ 특별전

국립대구박물관서 내달 11일까지

《“눈앞에 펼쳐진 페르시아 문화재들이 기원전 5000년 무렵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다워요. 이렇게 훌륭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27일 오후 3시 대구 수성구 국립대구박물관. ‘황금의 제국-페르시아유물’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이곳 기획전시실이 지역 대학생과 교직원들의 단체관람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단체관람 대학생-교직원 아름다움에 감탄

“전시실 나설 때 페르시아시대 살다온 느낌”

고대 페르시아 유물 2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곳을 대구보건대 교직원과 학생 등 80명이 찾은 것이다.

이들의 단체관람은 이 대학 남성희(53·여) 학장의 제의로 이뤄졌다.

남 학장은 “페르시아의 수준 높은 미적 감수성과 탁 트인 문화 감각을 통해 우리 학생들의 국제 감각을 키워주자는 생각을 갖고 함께 전시회장을 찾았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들의 단체관람 시 유물 안내와 해설은 전시기간 중 도슨트(설명안내인)로 자원봉사 중인 대학생 박준우(24·계명대 경영학부) 씨가 맡았다.

전시실에 들어선 교직원과 학생들은 박 씨가 일일이 유물의 특성과 내력 등을 들려주자 귀를 기울이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단체관람에 나선 이들의 발길을 한동안 붙잡은 것은 제1전시실 내 동물 모양의 토기들. 사슴과 염소, 흑소 등 동물 모양의 주전자 등은 신라시대 무덤 속에서 출토된 오리 모양 토기 등과 형태가 비슷하다. 이들은 시대는 다르지만 인간이 만든 예술품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다는 도슨트의 설명에 공감을 표시했다.

또 “당시 계단이나 인도를 장식했던 것으로 여겨지는 로제트무늬 장식판은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기와 무늬를 연상하게 한다”는 설명을 듣곤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 대학 호텔외식조리계열 허연정(20·여) 씨는 “세계 최초의 제국을 이룬 페르시아의 찬란함을 보여주는 황금 유물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이런 유물을 대구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게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학 전략기획팀 홍순표(31) 씨는 “화려하며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잔과 장신구, 조각품 등을 통해 페르시아인들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며 “전시실을 나설 때 마치 내가 페르시아 시대에 살다 나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날 이들을 상대로 이 전시회 유물 안내와 해설 100회를 기록한 도슨트 박 씨는 “또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기록을 세워 기쁘다”며 “전시기간 내내 방문객 중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유독 많았는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높은 교육열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구보건대 남 학장은 “해를 넘기기 전에 이 전시회를 꼭 구경하고 싶었는데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페르시아인들의 유물에 깃든 미적 감각과 실용성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시 유물 중 조각, 유리 및 금속공예품은 신라시대 유물과 유사한 것 같은데 당시 실크로드를 통한 활발한 동서 문화 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퍽 흥미로웠다”며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면 썩듯이 문화도 교류를 통해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페르시아’전 관람 안내▼

▽기간=내년 1월 11일까지

▽요금=성인 1만 원, 중고교생 9000원, 초등학생 8000원, 48개월∼미취학 아동 5000원

▽문의=1688-0577 페르시아전 홈페이지(www.persia2008.com)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