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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 1조원대 허위세금 계산서 발급

입력 | 2008-12-30 03:02:00


사상 최대규모… 수백억 수수료 챙긴 10명 구속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2부(부장 강경원)는 전국의 주유소를 상대로 1조 원대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주고 수백억 원을 수수료로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로 이모(36) 씨 등 10명을 구속하고 18명을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가짜 유류 유통회사 14개를 차린 뒤 정모 씨 등 속칭 ‘바지 사장’을 고용해 충남 천안 서산시, 경기 구리시 등 전국 263개 주유소에 1조6000억 원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주고 계산서 액면 금액의 2∼3%를 수수료로 받아 총 320억∼480억 원을 챙긴 혐의다. 이는 허위 세무자료 액수로 사상 최대 규모다.

검찰은 주유소들이 면세유와 유사 석유류 등을 무자료로 매입해 파는 과정에서 가짜 세금계산서(매입 자료)를 구입한 뒤 이를 국세청에 제출해 1600억 원가량을 부당 환급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 등은 주유소가 유류 매입비를 통장에 입금하면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다시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가짜 세금계산서상의 거래가 실제로 이뤄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회사들이 평균 6개월 단위로 잇달아 부도가 나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국세청의 의뢰로 수사에 나섰다.

강 부장은 “구속자 가운데 상당수가 유류 유통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어 가짜 세금계산서를 일선 주유소 등에 쉽게 유통할 수 있었다”며 “가짜 세금계산서를 사들인 주유소들이 유사 휘발유 면세유를 무자료로 유통한 혐의가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