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소속팀과의 우선 협상 만료일(12월31일)이 다가온 가운데 K리그 스토브 리그도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매년 이맘 때면 늘 그랬듯 ‘별들의 대이동’이 예고된 가운데 프로축구연맹이 공시한 140명 자유계약선수(FA) 중 최대어로 꼽히는 이근호(23·대구FC·사진)의 거취가 큰 관심을 모은다.
대구는 올해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근호의 잔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으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말 그대로 ‘희망’일 뿐이다. 대구는 올해 1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은 이근호를 붙잡기 위해 역대 최고액인 3억원까지 총알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근호는 일찌감치 “일본 J리그 빼고는 어느 팀이라도 좋다”며 이적의 뜻을 굳힌 상태. 우선 협상 만료일까지 아직 이틀이 남아있지만 큰 변수가 따르지 않는 한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축구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앞서 벨기에 주필러리그 및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 설기현(풀럼)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이근호는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리그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의 국내 이적도 함께 고려 중이다. 이 중에서 올해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수원 삼성과 정규시즌 3위 성남 일화, 6강 플레이오프에 아쉽게 탈락한 전북 현대가 이근호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축구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기량이 검증된 선수인 만큼 모든 팀이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K리그 큰 손으로 군림하는 성남 및 수원, 전북 등이 이근호의 동향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사령탑 경질과 함께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선언한 성남은 측면 공격수 최성국의 상무 입대와 더불어 볼리비아로 돌아간 용병 아르체의 공백이 걱정이다. 전북도 러시아 톰 톰스크행을 타진하는 정경호의 이적 여부에 따라 측면을 보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제 위기와 불황 속에 계속되는 러브콜로 유독 따스한 겨울을 보내는 이근호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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