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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금-은메달 차이요? 銀은 애국가 안 나와”

입력 | 2008-12-31 02:59:00


2008년 스포츠 주역 말말말…

《올 한 해 국민은 우울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지갑은 얇아졌다. 국회는 여야가 서로 밥그릇만 챙기느라 1년 내내 시끄러웠다. 하지만 스포츠는 우리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다.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의 금빛 역영과 야구 드림팀의 9전 전승 금메달은 감동의 드라마였다. 프로야구는 롯데의 시원한 공격 야구가 빛을 내며 13년 만에 500만 관중 시대를 다시 열었다. 2008년 무자년을 장식한 스포츠 주역들의 말말말로 한 해를 돌아봤다. 》

▽수영 박태환=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남자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8월 12일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에도 싱글벙글. 금메달과 은메달의 차이를 묻자 잠시 머뭇거리더니 “은메달은 애국가가 안 나오던데요”라고 신세대답게 응수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베이징 워터큐브에서)

꼴찌만 면했으면 좋겠어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둔 3월 19일 “몇 등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꼴찌만 면했으면 좋겠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서 김연아는 2년 연속 동메달을 따냈다.(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경기장에서)

공이 방망이에 와서 맞아줬어요

▽요미우리 이승엽=베이징 올림픽 야구 본선에서 타율 0.167에 불과했지만 8월 22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영웅의 부활을 알렸다. 그는 경기 직후 “공이 방망이에 와서 맞아줬다. 국민의 염원이 홈런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2점 홈런으로 우승을 이끌었다.(베이징 우커쑹 야구장에서)

나중에 생각나면 알려드릴게요

▽역도 장미란=8월 16일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포상금을 어떻게 쓸지를 묻자 “아직 돈에 대한 개념이 없고 얼마를 받을지도 모른다”며 “나중에 생각나면 알려드리겠다”고 은근슬쩍 넘어갔다. 언변도 천하장사급.(베이징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김 씨와 박 씨가 너무 많다

▽프로골퍼 최경주=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무국이 외국인 선수의 영어 사용 의무화 조치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8월 29일 “반드시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면 (LPGA투어에는 이미) 김 씨와 박 씨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LPGA의 현실성 없는 언어 정책을 꼬집은 것이다.(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머지 경기도 많이 이기고 싶다

▽프로야구 SK 김성근 감독=9월 3일 히어로즈를 8-0으로 꺾고 감독 통산 1000승 달성과 함께 정규 시즌 1위를 예약한 뒤 “나머지 경기도 최대한 많이 이기고 싶다”며 끝없는 욕심을 보였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야구의 신’의 다짐은 한국시리즈 2연패로 이어졌다.(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시가전이든 산악전이든 자신 있다

▽프로농구 삼성 안준호 감독=4월 8일 2007∼2008시즌 4강전에서 KCC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뒤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시가전이든 산악전이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담배(시가)를 제조하는 KT&G가 되든지, 산이 많은 원주가 연고지인 동부가 되든지 누구를 만나도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전주실내체육관에서)

저렇게 펄펄 날면 당해낼 팀이 없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11월 25일 V리그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 1-3으로 진 뒤 “대한항공 선수들이 오늘처럼 펄펄 날면 당해낼 팀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0년 만에 복귀한 진준택 감독의 지휘 아래 김학민 한선수 등이 맹활약하며 리그 초반 프로팀을 모두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천안실내체육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술이 없어요

▽프로축구 삼성 골키퍼 이운재=11월 19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두고 음주 파문 이후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술이 없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히딩크 감독이 불러도 맨유에 남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5월 28일 히딩크 감독이 첼시 신임 사령탑에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이 다시 부르더라도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월드컵 스승보다는 맨체스터에 더 애정이 있음을 보여준 것.(메이필드호텔 기자회견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