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왜 갔는지 모르겠어요.”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 이성희(41) 감독은 독일 프로배구에 진출한 문성민(22·프리드리히스하펜·사진)을 보면 안타깝다.
문성민은 최근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뒤 28일 TV 로텐부르크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리그 초반 불을 뿜던 강스파이크의 위력이 떨어진 탓이다.
국가대표 세터 출신으로 1998년부터 2년간 독일프로배구 바이어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이 감독은 문성민의 심정을 이해한다.
“낯선 외국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어요. 말이 안 통하고 음식도 입에 안 맞으니 향수병이 생긴 거죠.”
이 감독은 독일 리그 시절 공을 배급하는 세터여서 비교적 잘 적응했다. 가족과 함께 독일에서 생활해 외로움도 덜했다.
하지만 문성민은 공격수다. 독일 선수들은 외국 용병의 실력이 조금 처진다 싶으면 공을 주지 않는다. 문성민의 득점력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감독은 KEPCO45(한국전력)가 1차 지명한 문성민이 국내 리그에 남았다면 올 시즌 프로배구가 대박이 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10대 소녀팬들이 ‘꽃미남’ 문성민을 보기 위해 배구장에 몰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이 감독은 문성민의 부활을 확신했다.
“성민이는 한국 배구의 자존심입니다. 향수병과 독일 배구의 텃세만 이겨내면 제 기량을 되찾겠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