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내년 말 취항 목표로 추진했던 저가항공사 ‘인천-타이거항공’ 설립을 포기한다고 30일 밝혔다. 대신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가 본사를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인천으로 옮겨, 인천시를 기반으로 한 저가항공사로 자리 잡아 나가기로 했다.
인천시와 대한항공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항공 수요가 격감해 세계 35개 항공사가 도산했고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 저가항공사 설립 작업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 싱가포르 타이거항공, 인천교통공사가 1월에 자본금 9억8000만 원을 들여 설립한 ‘인천-타이거항공 특수목적법인’의 청산절차가 시작됐다. 그동안 총자본금 중 50%가량이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국내 3대 저가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역기반을 갖추지 못했으나 앞으로 인천시와 손잡고 에어부산, 제주항공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한항공은 2009년 인천 세계도시축전과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성공에 필요한 국제행사 유치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180석의 최신형 여객기 ‘에어버스 320’ 5대를 갖춰 인천을 중심으로 한 4시간 거리의 아시아 주요 도시를 운행하는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했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시민단체, 국내 항공사 등이 “외국 항공사가 실제 운영을 맡게 되면 ‘항공 주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반발해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