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투지, 강한 추진력을 상징하는 소. 동양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제국 건설을 꿈꿨던 서양의 나폴레옹도 소띠의 운명을 타고 났었다. 하지만 우둔한 이미지 때문에 날렵함이 생명인 스포츠팀의 마스코트로 쓰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소가 가장 어울리는 종목은 단연 우리나라의 씨름. 예로부터 단오에 씨름대회 우승자의 상품은 황소였고, 여전히 각종 씨름대회 우승자의 트로피는 황소모양이다
. 지금은 해체됐지만 LG투자증권씨름단의 마스코트가 ‘황소'였다. 2008년 12월, 4년 만에 천하장사대회를 개최한 씨름계는 이태현과 김경수의 복귀로 2009년 소의 해를 씨름부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가볍게 날아야 하는’ 농구와 ‘힘차지만 묵직한’ 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깬 팀은 90년대 미프로농구(NBA)의 시카고 불스였다. 마이클 조던을 보기위해 유나이티드센터를 가득 메운 시카고의 팬들은 황소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불스(BULLS)!”를 연호했다.
미국의 프로미식축구(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역시 소와 관련이 있다. 댈러스가 포함된 텍사스주는 목축업으로 유명한 곳. 미식축구의 호전적인 이미지와 지역의 상징이 만나 카우보이라는 마스코트가 탄생했다. 현재 댈러스 카우보이스는 NFL의 최고 인기 팀 중 하나다.
88서울장애인올림픽 마스코트가 곰이었듯, 장애인올림픽은 주로 힘과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 동물을 상징으로 삼았다.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러러’라는 이름을 가진 소였다. ‘러러’는 장애극복의 의지를 상징함과 동시에 고대농경문화의 다복(多福)함을 표현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