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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산책]축구 화합 깨는 선거반칙

입력 | 2009-01-02 02:59:00


새해 한국 축구의 화두는 두 가지다.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과 대한축구협회 신임 회장 선출.

축구 대표팀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2승 1무(승점 7점)로 이란(5점)을 제치고 B조 1위를 달리고 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티켓 획득이 유력한 상태다. 프로 구단들은 2월 11일 열리는 이란 원정을 위해 이례적으로 한 달간 선수들을 대표팀에 내주기로 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어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국 축구 수장 선거. 16년간 한국 축구를 이끌어온 정몽준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거물 축구인 2명이 이달 하순 열리는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경쟁하고 있다. 선거가 추대가 아닌 경선이 되면서 축구계가 둘로 갈라지는 형국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한 후보는 협회 산하 단체장 선거 때 거액의 돈을 뿌려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산하 단체장들은 차기 회장을 뽑는 선거권을 가진다.

그 후보는 “축구인 일부가 협회를 장악해 한국 축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회장 체제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지만 그동안 협회가 독선적인 행정을 펼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거액의 돈을 뿌려 축구계를 이간질하며 개혁을 외치는 모습은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동안 축구협회 회장은 여운형 윤보선 등 정치권의 덕망 있는 인사와 최순영 김우중 등 재계 총수들이 이끌어 왔다. 한국 대표 스포츠인 축구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화합과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역대 회장들은 축구 발전의 징검다리 역할을 대체로 잘했다.

스포츠에선 페어플레이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일정한 룰에 따라 한국 축구는 지금까지 잘 성장해 왔다. 새 룰을 찾을 필요가 있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

올해 축구계에 가장 필요한 것은 화합이다. 차기 회장의 최우선 과제도 축구인들의 화합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