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코트닦기-볼 공급 원하는 팬 모집
프로배구가 경기 운영의 일부를 잠시 팬에게 맡긴다.
한국배구연맹은 18일 열리는 올스타전과 2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4라운드 중립경기에서 ‘마퍼’와 ‘볼 리트리버’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팬에게 주기로 했다.
‘마퍼’는 코트에 떨어진 선수들의 땀을 닦는 사람이고, 볼 리트리버는 경기에 쓰이는 볼을 선수에게 제때 공급해주는 사람이다.
중립경기인 4라운드를 제외하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정규 시즌 때는 주로 홈팀 연고 지역에 있는 대학의 체육학과나 체육고, 배구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마퍼와 볼 리트리버를 맡는다.
코트에 떨어진 땀을 닦고 선수에게 볼을 제때 공급하는 것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배구 규칙을 알고 경기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때는 코트에 선수들 땀이 떨어져도 매번 땀을 닦으라고 지시하는 사람이 따로 없기 때문에 마퍼는 경기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요령껏 움직여야 한다.
이런 이유로 경기 진행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팬에게 마퍼와 볼 리트리버 체험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심판들은 다소 난색을 표시했다. 그러나 연맹 측은 팬들에게 좀 더 가까이서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용단을 내렸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8일까지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지만 나이는 18∼35세로 제한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