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을 맞이한 주식시장이 거래 첫날 활짝 웃었다. 연말 미국 증시의 반등과 함께 정부 차원의 건설 및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시중 유동성을 늘리고 금융회사에 자금을 대줘도 시중자금 경색이 충분히 풀리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퇴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만큼 시장은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에 안도하기 시작했다.
새해 첫 거래를 산뜻하게 출발함에 따라 올 한 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커졌다. 통상적으로 연초 첫 거래일은 상승세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새해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1987년부터 2008년까지 22년간 첫 거래일에 주가가 상승한 해는 무려 16번에 달했고 그중 12번이 연간 상승으로 연결됐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급락세로 출발해 1년 내내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던 2008년 주식시장보다는 나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이번 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큰 이벤트는 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다. 지난번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 이번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확실시 된다. 인하 폭은 0.25∼0.5%포인트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유동성이 풀리지 않을 경우 금리인하와 더불어 기업어음(CP) 매입도 고려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금리인하는 한은의 신용경색 해소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는 8일 포스코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이미 눈높이가 상당 폭 낮아져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부진한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다.
8일은 옵션만기일이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는 그 다음 해 초에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주 금요일에도 장 초반 프로그램 매도가 상당 수준으로 나왔으나, 시장이 흡수하면서 큰 영향 없이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할 수 있었다.
이번 옵션 만기에는 약 5000억 원의 매물이 예상된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만기 전 프로그램 매도가 계속해서 누적될 경우 수급이 다소 꼬일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하겠다.
경제지표로는 미국과 유럽의 실업률이 가장 큰 관심사항이다. 소비와 경기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미국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던 요인 중에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던 만큼 이번 실업률 발표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미국의 비제조업 지수나 제조업 수주 동향 등도 경기와 관련해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지표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