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의 돌풍이 지속되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모비스의 반란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3라운드까지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했다. 농구 관계자들은 그 비결로 2,3쿼터에 활약하는 함지훈(25)을 꼽는다. 198cm의 크지 않은 센터 함지훈은 전자랜드 서장훈(207cm), 동부 김주성(205cm)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고 모비스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다. 경기 평균 12.6점으로 국내선수 득점랭킹 5위.
함지훈은 코트에만 들어서면 야생마로 변한다. 파워를 앞세워 골밑을 장악하며 제몫을 100% 해낸다. 유재학 감독은 “팀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은 2,3쿼터 덕분인데 (함)지훈이가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어 경기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용병들 신장이 작은 모비스는 함지훈의 포스트 공격을 앞세워 2,3쿼터에 우위를 점해 경기를 손에 넣는 경우가 많다. 유 감독은 4쿼터에서도 중요한 타이밍이면 함지훈 카드를 간혹 꺼낸다. 4일 LG전에서도 함지훈의 활약 덕분에 모비스는 역전승을 거두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프로 2년차가 된 함지훈은 한결 여유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팀 내 용병들의 부진으로 많은 시간을 코트에 섰던 함지훈은 이번 시즌 경기당 20-30분정도 뛰면서 체력적인 부담도 덜게 됐다. 또한 시야가 넓어지면서 동료들에게 득점 찬스까지 만들어줄 수 있는 어시스트 능력도 많이 향상됐다. 신인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함지훈은 3점슛과 덩크슛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재치있는 골밑슛과 훅슛 등으로 자신보다 5cm이상 큰 선수들을 제압하며 새로운 골밑 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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