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이변이 있을까.
6일 신협상무가 프로배구 출범 이후 26연패 끝에 처음으로 삼성화재를 격파했다. 팬들 사이에는 “이런 재미로 배구를 본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오로지 ‘군인정신’만으로 이런 돌풍이 가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 신협상무의 ‘이유 있는 돌풍’에는 팀의 내실과 스폰서의 외조가 있었다.
신협상무에는 25년간 사령탑을 지켜온 최삼환 감독이 버티고 있다. 대표팀 감독 같은 화려한 경력은 없지만 선수들 눈빛만 봐도 아는 ‘내공’이 자랑이다.
신협상무는 선수들 간에 호흡이 맞으려고 하면 고참 선수가 전역을 하는 팀이다. 이런 단점을 최 감독은 심리전과 용병술로 상쇄했다. 프로팀과의 경기 때 ‘친정팀 출신’ 선수들을 내세웠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도 삼성화재 출신인 김정훈(15득점), 전창희(10득점)가 펄펄 날았다.
올 시즌부터 2년간 6억 원의 후원 계약을 한 신협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선수 가족만 자리를 채웠던 경기장에는 이제 200명이 넘는 신협 직원들이 항상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선 신협 권오만 회장과 임원들이 나와 열띤 응원을 펼쳤다.
신협은 승리 수당 명목으로 격려금을 지급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올리고 있다. 또 선수단 버스를 신형 29인승 리무진으로 바꿔줬고 일반 군인과 다를 바 없던 식사도 업그레이드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