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 중기협력센터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불황을 이기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경영 노하우 전수하는 유재준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相生)은 지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가운데 박는 ‘쐐기돌’과 같습니다. 연결 고리가 끊기면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유재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불황을 이기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 전반의 상생 경영 분위기 조성 등을 위해 2005년 발족됐다.
유 소장은 “대기업들이 혼자 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상생을 정부 눈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 강제로 한 기업도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대기업들이 상생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들이 잘해줘야 결국 대기업 제품의 품질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와 현재자동차 포스코, LG전자 등이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 소장은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비중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9988’(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에서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은 물론 경제가 삽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빠진 미국 GM은 협력업체에 단순히 부품을 조립하는 일만 맡긴 반면 이번 위기를 비교적 잘 버티고 있는 일본 도요타는 협력업체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 소장은 “상생경영에 대한 체감도가 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에 비해 2차, 3차, 4차 등 밑으로 갈수록 떨어진다”며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뿐 아니라 중소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으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들도 상생펀드 조성 등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제품 연구개발(R&D)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해서 동반 성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중기협력센터는 2004년 7월부터 삼성그룹 현대·기아자동차그룹, LG그룹 등 대기업에서 퇴직한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83명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경영 자문단을 만들어 중소기업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동안 이들 자문단은 전국 중소기업 1800여 곳에 5400여 건의 컨설팅을 했다.
유 소장은 “처음에 중소기업에서는 ‘자문단의 경력이 화려해서 안 만나주면 어떻게 하나’, ‘경영 자문을 받는 데 돈을 내야 하지 않을까’ 등의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대기업도 산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무료로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전경련 중기협력센터는 삼성전기, 포스코, 신세계 등 대기업의 요청을 받고 해당 대기업이 지정하는 협력업체에 경영 조언을 하는 ‘경영 닥터제’를 실시하고 중소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 요령 등 생생한 체험을 강연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동아일보는 이달 하순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 내 중소기업 경영 자문단의 도움으로 ‘중소기업 클리닉 케이스 스터디’를 연재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 생생한 사례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