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이후/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홍욱희 홍동선 옮김/432쪽·2만 원/사이언스북스
2002년 5월 20일 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사망하자 과학 잡지 ‘네이처’는 추모 기사를 실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중 한 사람인 스티븐 제이 굴드가 지병인 암으로 60세에 생을 마감했다. 굴드의 친근하면서도 유려한 글은 대중에게 진화론을 전파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의 도발적 사고는 적지 않은 학문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하버드대 지질학과 교수였던 굴드는 리처드 도킨스와 쌍벽을 이루는 진화생물학자였다. 열렬한 다윈주의 옹호론자여서 ‘진화론의 투사’로 불리기도 했다. 다윈의 이론을 복원해낸 그의 대표적 저서 ‘다윈 이후’가 재출간됐다. 1987년 범양사가 같은 제목으로 냈던 책을 같은 번역자가 재번역해 펴냈다.
굴드는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발간하는 월간지 ‘자연사’에 에세이를 연재했다. 이 책은 에세이 가운데 다윈에 관한 내용을 묶었다. 굴드에 따르면 다윈 사상의 핵심인 ‘자연선택’은 단순한 이론이다. 생물은 살아남을 수 있는 수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낳으므로 이 가운데 환경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자손이 살아남아 자손을 퍼뜨리고, 이 변이가 각 개체군에 축적된다는 것이다.
굴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윈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는 다윈의 사상 안에서 생물학과 지질학, 물리학 같은 과학은 물론 인문과학 사회과학 등 여러 학문이 연계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진화생물학이 가진 무궁한 잠재력을 보여준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