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 총장, 8개 구단 사장단과 13일 극비리 회동
“낙하산 총재 소개 자리”의혹…하총장 “그럴일 없다”
극비리에 모임을 갖고자 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사진) 사무총장과 8개 구단 사장들이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극비리에 비공식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5일 공식 퇴임한 신상우 전 총재를 대신해 KBO 총재직무대리를 겸하고 있는 하일성 총장이 주선하고,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은밀하게 추진된 까닭에 과연 이 자리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 구단 사장은 9일 “표면적으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지원과 관련해 모이는 것으로 들었지만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후임 총재 얘기가 화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사장은 “비밀리에 만나자더니 (기자가 아는 걸 보니) 다 알려진 모양”이라며 “아무튼 (후임 총재와 관련해) KBO 쪽에서 어떤 말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차기 총재로 유력시됐던 명지의료재단 유영구 이사장이 지난달 22일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뒤 KBO 후임 총재 논의는 그야말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 신상우 전 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지난달 16일 이후로 한달 가까이 KBO 총재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야구계에서는 현재 정치권의 ‘박종웅 한나라당 전 의원 카드가 소멸됐다’, ‘제3의 인물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는 등 무성한 소문만 난무하고 있다.
뜻있는 야구인들은 유 이사장의 중도 하차 후 이렇다할 제스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구단 사장단을 향해 “한번 시도하다 안 되니까 그냥 포기하고 다시 정치권 인사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총재 공백의 장기화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재 추천권을 지닌 사장단이 은밀하게 모임을 추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BO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모임이 하 총장 주도로, 그것도 비밀리에 추진됐음을 상기시키며 “혹시 13일 모임이 정부가 원하는 새 인물을 각 구단 사장들에게 소개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 총장은 이에 대해 “전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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