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모(31)씨가 10일 구속됐다.
이날 박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용상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외환시장 및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미쳤다. 사안의 성격 및 중대성에 비춰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29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올린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가) 7대 금융기관 및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고 공문을 발송했다”고 주장하는 등 여러 건의 글을 올렸다.
검찰은 박 씨의 글이 허위사실유포(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에 대해 박씨는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다가 (정부의) 협조 공문을 봤고 과장되게 작성됐지만 공익을 해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박 씨가 지난해 7월30일 인터넷에 게시한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구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외환 예산 환전 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이라고 쓴 부분도 허위사실유포에 해당된다고 보고 범죄사실에 포함시켰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김주선 검사)는 이날 법원의 결정에 따라 박씨를 구속수감했다.
박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표현상 약간의 과장은 있다하더라도 인터넷 매체 특성상 관행에 따른 것이고, IMF 위기 때 피해를 봤던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글에서 좀 강한 표현을 썼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면 큰 돈을 벌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것이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미네르바가 맞고 다른 사람의 도움은 받지 않았다. 글은 모두 내가 작성했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박 씨의 글이 아고라에 오르자 수사에 착수, 지난 7일 오후 박 씨를 긴급체포하고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