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앞둔 수입자동차협회 박동훈 회장
“수입차는 부의 상징? 이젠 옛말
선택 폭 넓어지면서 인식 변화
올해 목표는 서울모터쇼 성공”
“수입차는 부(富)의 상징이 아니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지난해 3월 수입자동차협회장에 취임한 박동훈(사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국내 수입차 업계 1세다. 박 회장은 지난해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편견을 바꾸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취임 1년을 앞둔 박 회장을 만나 최근 수입차와 올해 수입차 시장 등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1년 동안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뀐 것 같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입차 ‘메뉴’가 다양해지긴 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다만 과거에는 수입차가 부의 상징인 것처럼 비쳤으나 이제는 개성을 표현하거나 단순히 이동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수입차=고가(高價)’라는 등식이 깨진 것이다. 과거에는 업체들도 대중과 떨어진 럭셔리 마케팅을 고집했으나 최근에는 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입차는 일부 계층에 한정된 얘기 아닌가.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만은 말하기 어렵다. 품질 면에서 국산차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다만 서로 강점이 다를 뿐이다. 이제는 자신의 강점을 내세워 마케팅을 해야 하고, 소비자는 자신의 개성에 따라 차를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브랜드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간과한 채 단순히 ‘값비싼 차’를 구매했으나 지금은 수입차 고객들이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와 모델을 정확하게 선택해 구매한다.”
―올해 대중적인 가격을 앞세운 일본차 들이 대거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수입차 판매량이 늘겠지만 국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미 수입차 중 대형 고급 브랜드 시장은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수입차 수요층의 선택 ‘메뉴’가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수입차 업계도 올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새로 들어오는 브랜드가 있어 지난해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차는 높은 환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유럽 차는 환율 문제가 어렵지만 고객층이 다르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유럽 차의 고객은 환율에 비교적 덜 민감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다만 도요타는 워낙 인지도가 높아 환율보다는 마케팅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본다.”
―수입차협회장으로서 올해 계획은….
“올해는 서울모터쇼가 있는 해다. 서울모터쇼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게 최대 목표다. 수입차 업체로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 때문에 부담스럽겠지만 어렵다고 참여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폴크스바겐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한국 진출 이후 한 번도 뒤로 후퇴해 본 적이 없다. 그 전통을 깰 수는 없다. 지난해 5200여 대를 팔았는데 올해는 최소한 6000대 이상 팔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딜러들의 수익을 높여주는 것이다. 수입차 고객은 특화된 서비스를 원하는데 딜러가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질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국내 수입차 딜러들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가격경쟁 때문에 할인율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