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유례가 없는 변화를 겪었다. 이 변화 속엔 초고속 경제성장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과도 있지만 풀기 어려운 난제와 도전도 동시에 들어 있다.
개혁개방 30년을 회고할 때 가장 중요한 교훈은 ‘여시구진(與時俱進·시대와 더불어 나아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시구진이란 단순히 시대에 순응해 따라가라는 게 아니라 창조적인 조정을 통해 시대와 세계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해 가는 것을 말한다. ‘창조적 적응(Creative Adaptation)’이야말로 성공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핵심요소다.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중국이 ‘창조적 적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경제의 불균형과 사회의 불공정, 생태 파괴 등 개혁개방으로 거둔 위대한 성과와 동시에 중국 사회에 불거진 중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구미의 금융위기와 미국 유럽 일본의 경제 쇠퇴를 상징으로 하는 세계 정치·경제의 변화 추세에 대응하는 문제도 당면과제다.
중국은 현재 개혁개방 직후와 마찬가지로 세계 정치 형세와 조류를 제대로 파악하고 창조적인 조정을 통해 능동적 적응이 매우 필요한 시기다.
위대한 역사 연구가인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라는 저서에서 “문명의 성공은 하나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언제나 새로운 창조적 조정이 필요한 불균형을 가져온다”고 설파했다. 성공을 이끌어낸 체제와 시스템은 성공을 원인으로 굳어지고 변화가 쉽지 않아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것이다.
따라서 중단 없는 사회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도전에 맞서 창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종의 ‘예기(銳氣·elan)’가 필요하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말을 빌리자면 ‘프로메테우스적 예기’다.
역사적인 성공은 결국 이런 ‘예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중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직면한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고 과학발전관의 기치 아래 개혁개방 이후 발생한 불균형적인 발전방식을 제대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다.
이는 매우 긴박한 문제다. 문제 해결의 포인트는 전략의 집중이다. 경우에 따라 정책끼리의 상호 경쟁과 충돌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경중을 고려하고 사전에 순서를 정해 추진해야 한다. 전략과 순서를 혼동해 한눈을 팔거나 궤도를 이탈하면 안 된다. 특히 근본 목표를 망각하거나 근본 목표가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최대한 줄이고 경제성장률의 급격한 저하를 방지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 건강하지 못하고 균형 잡히지 않은 과거의 발전방식을 가지고 어쩔 수 없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심지어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나아가 극심한 빈부, 도농(都農), 지역 격차와 생태 파괴 등 현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현재 중국 정부의 가장 큰 시험대는 바로 이런 양대 난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중요한 것은 풀기 어려운 양대 난제가 여전히 기회와 여지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려운 상황 아래서도 온 힘을 기울여 과학발전관을 더욱 넓고 깊게 실천하는 것만이 중국에 진정으로 큰 희망을 가진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스인훙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