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만경강둑 농지 6.6㎢ 처리놓고 고심
전북도가 새만금 수질 악화의 원인 중 하나인 만경강 둑 안의 대규모 농지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만경강 익산과 군산 사이 30여 km 길이의 둔치 가운데 농지로 활용되는 땅은 모두 6.6km²에 이른다. 주로 벼, 채소, 특용작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이 논밭에 뿌리는 비료, 농약 성분이나 일부 축사의 분뇨는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만경강으로 유입돼 새만금 수질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만경강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5.9ppm, 총인(T-P)은 L당 0.54mg으로 새만금 목표수질인 BOD 4.4ppm, T-P 0.35mg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 수질이 나빠지는 원인을 익산 왕궁축산단지, 하천 농지 영농, 하천 주변 생활하수를 꼽고 있다.
그러나 익산 왕궁축산단지에서 나오는 대량의 오폐수와 생활하수는 거액을 들여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있어 차츰 개선이 기대되지만 하천 농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은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전북도는 이들 농지를 회수해 정화 기능이 있는 습지나 저류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농민들이 보상을 요구하는 바람에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농민들이 하천 농지에서 농사를 지은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로 60∼70년이나 된다.
만경강이 국가 하천인 만큼 하천 농지도 국가 소유이지만 그동안 농민들은 하천 사용료를 내고 농지를 사고팔며 사실상 소유해왔다.
농민들은 도의 토지 회수 요구에 대해 “최소한 시가의 50∼60%는 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북도는 농민들의 주장대로 보상하려면 최소 140억 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데다 국가 하천에 대해 전면적인 보상을 한 전례도 없어 고민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만경강이 국가 하천이고 새만금사업은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 예산으로 농지를 사들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산 확보나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며 “임대계약이 끝나는 농가와 추가 계약을 하지 않고 신규 임대를 자제하는 방법으로 경작지를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