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LG전자 포스코 등 경쟁적 투자
바이오에너지 - 원자재 - 탄소배출권 확보 포석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조림(造林)에 대거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근 해외조림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급증하는 가운데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해외조림사업 투자 의향을 밝혀왔다”고 13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해외조림사업을 검토하고 있고 LG상사는 해외조림사업을 위해 관련 인력을 뽑아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포스코도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우루과이 조림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이미 인도네시아에서 1만8901ha 규모로 조림사업에 들어갔고 대상홀딩스도 인도네시아 해외조림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조림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크게 △대체에너지 확보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 기반 조성 △탄소배출권 확보 △기업 이미지 제고 등 4가지다.
최근 국내 기업의 해외조림이 활발하다는 사실은 정부통계로도 확인된다.
산림청의 ‘2008년도 국내 기업 해외조림 실적’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지난해 해외조림에 투자한 실적은 전년도의 3배가량인 3만8523ha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이 해외조림을 시작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실적인 14만1000ha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평균 실적인 9000ha에 비해서는 4배를 넘는 수치다.
지난해 해외조림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삼성물산, 삼탄, 코린도, 코리아팜스, 동성임업, 세양코스모, 한화자원, 태림환경, 이건산업 등 9개다. 대상 국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솔로몬 등 5개국이었다.
종류별로는 대체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바이오에너지 조림’이 2만8000ha로 가장 많았고 목재자원 확보를 위한 ‘산업조림’이 1만 ha로 뒤를 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해외 산림자원개발을 위한 투자계획을 신청한 기업은 보통 연평균 5건에 미치지 못했는데 지난해에는 16건이었다”며 “올해 신규투자 기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의 해외조림 투자는 지지부진한 편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약 20년 앞선 1973년부터 해외조림사업을 시작해 2006년 말까지 8개국에 걸쳐 45만5000ha의 실적을 올렸다.
박종호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과장은 “중남미 해외조림사업은 일본이 이미 선점하고 있어 새롭게 들어갈 곳이 없고 아프리카는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다”며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해외조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