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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소장의 금융교실]적립식 펀드 성공하려면…

입력 | 2009-01-14 03:02:00


주가 낮아도 계속 불입을

지난 몇 년 사이에 매월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국내에 총 1600만 가구가 있는데, 지난해 10월 말 현재 적립식 펀드 투자 계좌가 1470만 개(거치식을 합하면 2390만 계좌)인 점을 감안하면 적립식 펀드 투자 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돼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적립식 투자는 목돈이 없어도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종잣돈을 만들어 가는 데 필요한 투자 방법인 셈이죠.

빚을 내어 투자를 하면 계속적으로 대출금리 이상의 투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빚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어 장기투자도 어렵습니다. 빌린 돈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게 목돈을 마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겁니다.

적립식 투자는 시간에 따른 분산 투자로 평균 투자 단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매월 일정 금액씩 꾸준히 투자하면 주가가 높을 때는 펀드매니저가 사들이는 주식의 수량이 그만큼 적을 것입니다. 반면 주가가 낮을 때는 매입하는 주식 수량이 늘어납니다. 이런 식으로 2년, 3년, 5년 투자를 이어가면 주식의 평균 매입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요. 이것을 전문 용어로는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라고 부릅니다. 매일 매일 20∼30분씩 하는 운동이 일주일에 한두 번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 우리 몸에 좋은 것처럼 일정액을 장기간 분산 투자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요즘 적립식 투자자들이 몇 달 전부터 불입을 중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주가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 시간 분산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적립을 중지한다면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인 평균 매입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없게 됩니다.

적립식 투자의 효과는 의외로 큽니다.

예를 들어 역사상 가장 긴 불황이었다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 시장 주가지수가 폭락 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배당 수입을 감안하더라도 15년 5개월이 걸렸습니다. 반면에 주식과 채권에 절반씩 나누어 적립식 투자를 한 경우에는 3년 9개월 만에 회복됐습니다.

주가 수준이 높을 때나 낮을 때나 쉬지 않고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게 적립식 투자의 성공 비결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