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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vs 미란 점∼프 대결 누가 이길까

입력 | 2009-01-14 03:02:00



《‘피겨 여왕’ 김연아(군포 수리고)와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역도·고양시청)이 높이뛰기 대결을 하면 누가 이길까? ‘에어’ 김학민(배구·대한항공)과 ‘아트 덩커’ 김효범(농구·모비스)이 서전트 점프(제자리높이뛰기) 경기를 한다면? 농구나 배구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이 있다. 바로 호쾌한 덩크슛과 시원한 강스파이크다. 일반인의 평균 서전트 점프 높이는 30∼40cm. 운동선수들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각 종목에서 화려한 공중 쇼를 보여주는 선수들의 공중 부양은 대리 만족을 선사한다.》



상식 뒤엎는 종목별 제자리뛰기 비밀



○ 농구와 배구 선수는 점프의 달인

농구와 배구 선수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점프력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최고 ‘점퍼’는 캐나다 교포 출신인 모비스 김효범(1m). 경기 중 백덩크를 구사하는 그는 프로 데뷔 이전부터 누리꾼 사이에서 ‘덩크 동영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배구 선수 가운데는 대한항공 김학민이 서전트 점프 80cm로 으뜸이다.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을 구사하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도 약 60cm 점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니어 시절 김연아를 지도한 유종현 전 코치는 “연아는 서전트 점프가 굉장히 좋았다”며 “피겨의 경우 점프가 좋은 선수들이 고난도 기술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연아가 대성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았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 역도가 높이뛰기보다 점프력 우세

그렇다면 점프를 전문적으로 하는 육상 높이뛰기 선수들은 어떨까?

정답은 ‘예상만큼 높지 않다’이다.

높이뛰기 한국기록(2.34m) 보유자 이진택 주니어대표팀 감독은 “높이뛰기는 종합적인 밸런스와 리듬감으로 하는 종목”이라며 “오히려 하체 힘이 좋은 투척 선수들의 평균 서전트 점프가 육상 선수 중 가장 좋을 것”이라 말했다.

역도와 레슬링 선수들은 높이뛰기 선수에 비해 점프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재혁(1m·강원도청), 이배영(80cm·아산시청) 등은 농구 선수를 능가하는 점프력을 갖췄다.

여자 최중량급 장미란(60cm)도 일반 여성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뛴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역도 선수들은 바벨을 들 때 순간적으로 힘을 모으는 훈련을 반복해 서전트 점프의 핵심인 허리와 무릎, 종아리, 발목 힘이 좋다”며 “따로 점프 훈련을 하지 않아도 고무공 탄력을 얻게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훈련하면 점프력도 증가

그러나 튼튼한 하체가 높은 점프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하체가 탄탄한 스피드스케이팅, 사이클 선수 등은 예상외로 점프가 좋지 않다.

서전트 점프의 핵심은 순발력인데 지구력에 초점을 맞추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의 서전트 점프는 역도 선수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송호대 생활체육과 나윤수 교수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훈련을 통해서 점프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머리가 림에 닿을 정도로 높이 뛰는 미국프로농구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종아리 강화 훈련을 하는 등 탄력을 얻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 정종일 트레이너는 “배구 선수들은 타점을 높이기 위해 상체부터 엄지발가락까지 근육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김효범도 노력으로 점프력을 향상시켰다.

“하루 5시간 이상 복근 훈련 등을 하고서야 덩크슛이 가능한 탄력을 얻었어요.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야말로 높은 점프의 비결이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