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태국 골프여행 파문과 관련해 13일 “어려운 이들이 추워서 벌벌 떠는 이 한겨울에 태국으로 골프여행 간 것은 나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전여옥이 했다면 지금 반응이 어땠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민정당이란 현수막을 내걸고 서민을 배신하고 서민을 파는 정당으로서 잘못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예 솔직히 ‘서민은 서민이고 우리는 우리다’라고 말하면 어떻겠느냐”면서 “(이것이) 어쩌면 그리도 짧은 목숨을 부지했던 ‘열린우리당’의 진짜 화두였는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전 의원은 ‘만약 한나라당이 갔으면 어떻게 됐겠어요? 완전히 엎어졌을 거예요. 떼로 몰려들어 난리를 쳤을 겁니다’라는 한 당원의 말을 전하며 “저도 두말 할 것 없이 고개가 끄덕여졌다”고 말했다.
그는 반(反)한나라당 정서의 한 사이트를 예로 들며 “워낙 친민주, 민노성향 사이트라 그런지 골프여행을 감싸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국회의원도 사생활이 있는데~’ ‘휴식을 취해야 의정활동 잘할 수 있다’ ‘여인숙 같은 구질구질한 숙소라드라’ ‘자기돈 내고 갔는데 뭘 그러냐?’ ‘국정원요원이 공항에 나와서 찌른거라고 하더라’ 여하튼 ‘팔은 안으로 굽는다’가 대단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그 가운데 ‘전여옥이 했다면 지금 반응이 어땠을까요?’라는 재미있는 글이 눈에 띄어 많이 웃었는데 ‘딴나라당이 하면 뭔 짓을 해도 면죄부를 주고 이러면 안 된다. 객관적인 중립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식의 글 이었다”면서 “글쓴이도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분명했지만, 놀라운 것은 ‘웬 알바가 떼로 몰려들었느냐?’는 (다른 누리꾼들의) 반응이었다. 무조건 민주당은 감싸고 한나라당은 때리고 참 답답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이성적 사고를 비판하고 상식을 무시하는 사회인가 답답해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이 무시무시한 편 가르기와 험악한 ‘인지부조화’를 우리가 어찌 극복할 수 있을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사이트를 보면서 비로소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화두가 이해됐다면서 “나쁜 일은 나쁜 일이고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라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평준화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자기 자식은 미국으로 유학을 시키고, 반미 좀 하면 어떠냐고 하면서도 자식은 미국 MBA코스를 밟게 하는 사람들, 특수층 운운하면서도 자식은 외국인학교에서 교육시키는 사람들이 저들”이라며 “웰빙정당 한나라당보다 더 눈먼 정당은 인지부조화의 극치를 달리는 서민을 파는 ‘서민전문당’”이라고 비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