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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콩도 가라’던 맥카페, 이번엔 된장녀 논란

입력 | 2009-01-14 12:29:00


'별도 콩도 잊어라!'하는 제목의 도발적 광고로 화제가 된 '맥카페'가 이번에는 '된장녀' 논란에 휩싸였다.

'맥카페'는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가 새로 선보인 커피 브랜드다. 신문 광고를 통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일명 별다방)와 '커피 빈'(콩다방)을 뜻하는 '별'과 '콩'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이번엔 비싼 커피를 무조건 선호하는 여성을 직접 등장시킨 TV 광고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빈'의 커피가 가격만 비쌀 뿐 맛에는 차이가 없다는 메시지를 직접 강조하는 TV 광고가 '된장녀'(값비싼 브랜드, 명품에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젊은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를 연상시킨다는 것.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성차별 논란까지 불거졌다.

'맥카페'의 TV광고는 커피를 2000원이라고 적힌 컵과 4000원이라고 적힌 컵에 담아 선택하도록 하는 심리 실험으로 구성됐으며 '그룹편'과 '개인편'이 있다.

'그룹편'은 똑같은 커피를 담은 컵 2개에 2000원, 4000원 꼬리표를 각각 붙인 뒤 피실험자들에게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 내용이다. '본 장면의 실험은 실제상황'이라는 자막도 달려 있다.

광고에서 '연기자'라고 자막이 달린 6명이 모두 4000원 짜리 커피를 선택하는 동안 '피실험자'라고 자막이 달린 여성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결국 맨 마지막에 남들을 따라 4000원 짜리를 선택한다. 광고 끄트머리엔 "인간은 상황에 지배받습니다. 당신의 커피 선택도 이렇지 않았습니까?"하는 질문이 딸려 나온다.

'개인편'은 훨씬 노골적이다. 피실험자인 젊은 여성에게 2000원 짜리와 4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게 한 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묻는다. 이 여성은 두 잔을 모두 마셔본 뒤 4000원 짜리를 선택하면서 "제가 맛에 좀 민감해서 그런지 몰라도 4000원짜리가 더 부드럽고 향이 오래가는 것 같아요"하고 대답한다. 그러자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실험 주최 측이 "동일한 커피였어요"하고 말해주고 피실험자인 여성이 민망하게 웃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그룹편' '개인편'에서 4000원짜리 커피를 선택하는 광고 속 피 실험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것.

누리꾼들은 광고를 보고나면 불쾌한 기분이 든다며 한국여자는 허영심에 비싼 커피를 좋아한다는 편견을 부추키는 '된장녀 광고'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누리꾼들이 단 댓글은 "왜 비싼 커피를 선호하는 피실험자는 모두 여자인가" "한국여자들을 '된장녀'로 만드는 광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광고" "조작된 결과를 진실처럼 보여주고 있다" "보기 불편하다"는 등 비판적 반응 일색이다.

한 누리꾼은 "소비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까발리면서 소비자가 얼마나 우매한지를 보여주는 듯한 광고"라고 지적하면서 "마치 자신들은 대단히 현명하며 잘 모르는 학생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고치길 요구하는 투로 소비자를 가르치려 드는 기분 나쁜 광고"라고 지적했다.

한국 맥도날드 측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번 광고는 실제로 심리 실험을 진행하고 피실험자의 동의를 얻어 제작한 것"이라며 "커피의 주요 소비층이 20대 여성이라 이들을 겨냥해 만든 것이지 특정 대상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