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 루이까또즈 상품제휴… 상대고객 공략
하나의 제품으로 두 회사 인지도 높이기 유행
다이어리 업체인 ‘프랭클린 플래너’는 지난해 말부터 액세서리 업체인 ‘제이.에스티나’에서 디자인한 다이어리를 팔기 시작했다. 그동안 제품 기능을 주로 홍보하던 기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 디자인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디자인과 기능이 각각 장점인 두 회사가 협력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제품 하나로 두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윈윈 게임’이기 때문이다.
○상대 회사 주력 고객을 겨냥
자동차회사와 패션, 생활가전업체의 제휴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성 고객이 대부분인 패션, 가전 브랜드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남성을 신규 고객으로 만들고, 남성 고객이 많은 자동차 회사는 여성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패션잡화 브랜드인 루이까또즈와 같은 나라 자동차 회사인 푸조는 지난해 디자인 협약을 맺고 ‘루이까또즈-푸조 라인’ 제품을 각각 선보였다. 작년 2월에는 푸조의 자동차 디자인을 차용한 남성용 핸드백과 액세서리가, 8월에는 루이까또즈 디자인을 실내 장식에 적용한 자동차가 각각 나왔다.
루이까또즈 마케팅팀 신소연 주임은 “이번 제휴로 패션 브랜드에 관심이 덜한 남성 소비자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주방가구업체인 ‘포겐폴’과 같은 나라 가전제품 회사 ‘밀레’도 지난해 3월부터 독일 포르셰 디자인그룹과 공동으로 디자인한 주방가구, 가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술력에 차이가 없으면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제품 질이 비슷한 제품군에서는 얼마나 예쁜 디자인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판매가 늘기도 하고 더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련 기업들은 디자인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이노디자인과 디자인 제휴를 맺고 선보인 주방용품 욕실용품 등 자체브랜드(PB) 생활용품들은 같은 용도의 다른 상품들보다 한 달 판매량이 20%가량 많다. 이 회사는 올해도 소형가전, 시계, 사무용품 등 이 회사의 디자인을 적용한 PB상품을 계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에서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오휘 LED 팩트 기획세트’는 LG그룹의 전자 화학 생활건강 3개 계열사가 함께 디자인해 만든 화장품. 발광다이오드(LED)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등으로 장식된 이 화장품의 가격은 비슷한 종류와 구성의 상품보다 30∼40% 비싼 12만 원이었지만 한정 생산한 1만 개가 한 달 만에 모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프랑스 유명 크리스털 공예 회사인 ‘라리끄’가 디자인한 병에 담아 2006년 내놓은 50년산 싱글 몰트 위스키 ‘맥캘란’도 90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붙었지만 국내에 5병이 반입되자마자 4병이 팔려나가기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2년마다 고급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 위스키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