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경복궁 옆 기무사 터에 2012년까지 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확정

입력 | 2009-01-16 02:58:00


서울, 첨단예술 아우르는 아트센터로

과천, 현대미술 전시-교육-수집 담당

덕수궁, 국립 근대미술관으로 탈바꿈

2012년까지 현재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군기무사령부 터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리모델링 돼 첨단 예술을 아우르는 컨템퍼러리 아트센터로 운영된다. 또 덕수궁 미술관은 국립근대미술관으로,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미술 위주의 대규모 전시를 비롯해 미술품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종합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이렇게 되면 국립미술관이 각각 고유한 역할을 지닌 삼원체제로 운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오전 11시 국군기무사 강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서 “기무사 터를 미술계의 오랜 숙원인 현대미술관 서울(분)관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술관이) 너무 멀리 있어 시민들이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미술관이 생기면) 청와대를 보러 오는 길에 미술관도 들르고 우리가 기획하고 있는 현대사 박물관도 들르고, 이 일대가 문화의 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국립미술관의 역할 설정 및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유 장관은 “서울관은 인근에 밀집한 화랑가와 함께 한국의 문화 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국가 상징 문화콤플렉스’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군기무사 터에 들어서는 서울관은 약 2만7402m²(8393평) 규모로, 땅 매입비만 1125억 원이며 전체 예산은 문화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연내 구체적인 조성 계획을 마무리한 뒤 내년에 기본 및 실시 설계가 이루어져 이르면 2012년에 개관된다.

본관 건물은 1929년에 건립돼 지난해 근대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만큼 원형은 유지되며 그 밖에 부속 건물은 리모델링 또는 철거할 방침이다. 유 장관은 “리모델링 등 건축 설계는 국내 건축가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오랜 숙원을 이룬 미술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1986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후 미술계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도심 이전 또는 서울관 설치를 요구해 왔다. 미술평론가 정준모 씨는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이전 정부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무사 터를 미술관으로 활용하게 해달라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며 “이번 조치로 국립현대미술관이 마침내 국립미술관으로서 위용을 제대로 갖출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재순 한국미술협회장은 “그동안 외국에서 미술계 인사가 오면 서울 시내에서 한국 현대 작가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서울관 조성 소식이 반갑고 고마웠다”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서울관은 가급적 외국 작가의 기획 전시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소개하는 방향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덕수궁 미술관은 한국 근대 미술을 위주로 전시하는 근대미술관으로 운영되며, 과천관은 수장고 역할과 미술 교육 기능을 맡게 된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