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NHK 인터뷰… “일어 가르쳐준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만날 용의”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범인으로 사형 판결을 받았던 김현희(사진) 씨가 일본 공영 방송 NHK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한국에서 과거 5년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진상이 왜곡돼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이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김 씨의 언론 인터뷰는 12년 만에 처음이다.
김 씨는 유창한 일본어로 “한국에서는 과거 5년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진상이 왜곡돼 나와 나에게 (북한에서) 일본어를 가르쳤던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북한명 이은혜)의 존재를 부정하는 듯한 보도가 있었다”며 “내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다구치 씨가 북한에 있는 것을 증명하고 (그것이) 납치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1978년 니가타에서 22세 나이로 북한에 납치된 다구치 씨에 대해 “2년가량 함께 생활했다. 국적을 떠나 자매처럼 살았다”며 “다구치 씨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며 자주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또 5년 전부터 공개적으로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다구치 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를 언급하며 “뉴스에서 봤다. 모자 관계는 감출 수 없지 않느냐. 눈이 똑같이 닮았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격했다. 만나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주로 1978년 니가타에서 22세의 나이에 납치됐던 다구치 씨에 대한 증언들에 집중됐다.
김 씨는 사형을 언도받았으나 이후 특사로 형 집행을 면제받았다. 김 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던 1997년 12월 전 국가정보원 직원 정모 씨와 결혼한 뒤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노무현 정부 이후 여객기 폭파 사건이 조작됐다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일부 좌파 세력의 배후에 노무현 정부 시절 국정원 인사가 개입돼 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를 한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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