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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링크]‘오즈의 마법사’ 제대로 알기

입력 | 2009-01-17 02:58:00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L 프랭크 바움 원작·W W 덴슬로 그림·마이클 패트릭 히언 주석·공경희 옮김/492쪽·3만2000원·북폴리오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즈로 날아간 캔자스 소녀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와 함께 걷던 노란 벽돌 길. 다른 세상을 꿈꾸게 만드는 노래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처럼, 오즈의 마법사는 비범한 상상으로 가득 차 있는 동화다.

도로시와 세 친구의 모험은 영화 뮤지컬 연극 만화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됐다. 워낙 많이 접한 까닭에 제대로 책을 읽지 않고도 오즈의 마법사를 안다고 생각한다면 이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펼쳐볼 필요가 있다. ‘진짜’ 오즈의 마법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 책은 1900년 초판본에 실린 작가 프랭크 바움의 서문과 원작 삽화를 비롯해 오즈의 마법사가 탄생하게 된 배경, 바움의 삶과 예술, 당시 시대상에 바탕을 둔 꼼꼼하고 자세한 주석이 실려 있다. 주석을 작성한 마이클 패트릭 히언은 폭 넓은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여러 각도의 시각을 담아냈다.

작가는 왜 주인공의 이름을 도로시라고 했을까. ‘오즈의 마법사’ 이전에도 도로시가 등장했는데, 바움의 첫 어린이 책 ‘산문으로 읽는 마더 구즈’(1897년)에서다.

도로시는 당시 인기 있는 이름이었고, 작가의 가족들은 도로시의 실제 모델이라 할 만한 인물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생후 5개월에 세상을 떠난 조카와 바움의 친구 딸 이름이 도로시였다는 점이 이 작품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석자는 바움의 아들이 남긴 편지, 작가가 쓴 글, 평론가의 해석을 아우른다.

동화라고만 밀쳐 뒀던 이야기에 숨은 뜻과 비유를 찾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주석이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작은 부분도 세세하게 다뤘다.

‘걸리버 여행기’ 등 어릴 적 읽은 해외 동화들은 원작 소설을 어린이용으로 축약해 내놓은 게 많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의 원작을 찾아 읽어 보면 어릴 적 판타지의 재현과 더불어 그 작품이 지닌 의미를 더욱 깊게 되새겨볼 수 있다.

문예출판사에서 2008년에 나온 ‘걸리버 여행기’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4부작을 완역한 책이다. 이 작품은 보통 전체 내용 가운데 ‘소인국’과 ‘거인국’ 편만 축약해 어린이용으로 소개돼 왔다. 하지만 원작은 18세기 영국의 정치현실을 꼬집은 작품으로 성인 독자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피터 팬’(펭귄클래식코리아)은 우리가 아는 동화와는 다른 피터 팬을 보여준다. 원래 피터 팬은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에서 새와 요정에 둘러싸여 신비한 삶을 사는 아기였는데, 국내에는 아기 시절의 이야기가 생략됐다. 이 책에는 두 작품을 모두 수록했으며, 프랜시스 돈킨 베드퍼드와 아서 래컴의 원본 삽화도 함께 실었다.

‘앨리스’(북폴리오)에서는 작가 루이스 캐럴이 동화 속에 숨겨 놓은 언어유희와 위트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작품 이해의 근간이 되는 시대적 배경도 설명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