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명의 과학자와 코끼리9/마르틴 발트샤이트 글·크리스토프 메트 그림·최용주 옮김/36쪽·9500원·큰나(6∼9세)
경험은 큰 자산이면서 스스로를 얽어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지만 그 함정에 빠질 때도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앞을 못 보는 과학자 다섯 명에게는 그런 우리 모습이 담겨 있다.
볕 좋은 날, 이들 앞에 코끼리 한 마리가 나타난다. 코를 만진 과학자는 이 ‘뭔가’가 소방차 호스라고 했다. 발을 만져본 이는 떡갈나무라고 확신했고 꼬리를 만져본 사람은 화장실 솔이라고 고집했다. 과학자들은 저마다 자기 말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음에 코끼리는 떠나버리고 그 대신 서커스 단장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코끼리를 보셨나요?” 과학자들의 답은 “코끼리는 이리로 지나가지 않았어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우화를 그린 이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진짜’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아빠랑 소리 내어 읽는 동화책’ 시리즈의 첫 권.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