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외곽에 있는 저희 아들의 학교는 폐교가 될 뻔한 농촌의 학교였습니다. 10여 년 전 지금의 임대아파트가 생겨 전교생이 300명이 되지 않지만 다행히 폐교를 면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보건교사가 배치되질 않았습니다. 학교에 문의하니 전체 학생수가 300명이 되질 않아 충남도교육청에서 보건교사를 배치해줄 수 없다고 했답니다.
재작년에는 보건교사가 배치되어 중등도 비만이던 저희 아들을 비롯해 서민층이 대부분인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건강상의 배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보건교사가 없는 관계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아프면 담임선생님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선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으니 당장 데려가라고 하시곤 했습니다.
이 학교는 통학버스가 없어서 학생들이 학원차량으로 통학합니다. 낮 시간 때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나 차가 없는 가정은 도무지 손을 쓸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릅니다. 아이를 데려와서 살펴보면 아주 간단한 질환인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학교에 원망 아닌 원망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올해 다시 문의하니 역시 보건교사 배치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면 많은 농어촌 학교에 지원금을 준다는데 왜 저희 아들의 학교는 보건교사가 없는지 답답하고 우울하기만 합니다. 학생이 300명이 되질 않아도 학교는 학교입니다. 1박 2일짜리 캠프를 가도 의료 활동이 가능한 사람이 함께 가는 게 추세인데 학생수가 모자란다고 보건교사를 배치하지 않는 충남도교육청의 행정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엔 안심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문진영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