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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公 성과급 반납-정원 감축 주도 임인배 사장

입력 | 2009-01-19 02:58:00

15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임인배 사장은 시종일관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지방 돌며 설득해 노사합의 이끌어내

효율성 높고 역동적인 조직 만들겠다

다른 공기업에 비해 비교적 눈에 띄지 않고 조용했던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사실 전기안전공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전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연락하면 곧장 달려오는 곳’ 정도였다. 경영성과도 무난한 편이고 특정 이슈로 뉴스의 중심에 선 적도 없다.

하지만 최근 전기안전공사에서 전례(前例) 없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말 창사(創社) 이래 최초로 노사 합의를 통해 전 직원이 성과 상여금 15.1%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업무를 파악해 정원 2876명을 당장 올해 2700여 명 수준으로 줄이는 ‘군살빼기’도 진행 중이다. 업무적성 평가를 해 하위 1%는 퇴출시키기로 했다.

변화는 조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런 반발을 뚫고 조직원들을 다독이며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임인배(55·사진) 전기안전공사 사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경북 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 ‘정치인’으로 지난해 10월 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부임해 ‘경영자’로 변신했다.

임 사장은 “변화를 위해 서울 본사와 지방 공사의 직원들을 만나 설득했다”며 “어려울 때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영에 힘을 보태주면 반드시 성과를 내 복지 증진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15곳의 지방의 지사를 방문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현장을 챙기는 셈이다. ‘낙하산 인사’라는 부정적 꼬리표도 있다. 하지만 12년간의 국회의원 경험이 오히려 경영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공사라는 조직 특성상 결재가 많고 일 처리가 늦은 편이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1초 경영’을 만들었습니다. 1초를 아껴 열심히 뛰자는 의미죠. 전기안전공사를 역동적인 조직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소신껏 일하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상급자에 대한 보고나 결재가 없더라도 ‘이 일이 맞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추진하라는 것. 그 대신 윤리적으로 깨끗해야 한다. 스스로 깨끗하고 윤리를 지키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 사장은 “나 스스로 3년간의 임기를 채우기 위해 주위 눈치를 보며 몸조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윤리경영의 바탕 위에 소신을 갖고 역동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윤리경영 이념을 확산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09 대한민국 지속창조경영 대상’에서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향후 목표는 뭘까.

“두 가지가 있습니다. 공기업이라면 무엇보다 국가를 대신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재래시장과 영·유아 보육시설의 전기설비를 무료로 개선해 서민들을 보살피겠습니다. 아울러 효율성을 높여 세계 최고의 전기안전 전문 공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