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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결심 ‘다이어트’ 설 때 흔들리면 안 되는데…

입력 | 2009-01-19 02:58:00


칼로리 낮은 음식부터 공략을

《임수진(가명·26·여) 씨는 의자에 앉을 때마다 배에 ‘3’자가 생긴다. 살이 많이 쪄 배 중간이 한 번 접힌다. 키 161cm에 체중 68.5kg인 임 씨. 그는 “올해 반드시 10kg을 줄이겠다”고 마음먹었다. 임 씨는 지난해 말 송년회를 거치면서 이미 평소보다 체중이 1.5kg 불어난 상태. 설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먹는 것을 즐기는 그는 눈앞에 한상 차려진 음식을 보고도 참아야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괴롭다.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굳은 결심을 한 임 씨. 그녀의 명절 다이어트 전략을 따라가 보자. 》

기름기 많은 것 나중에 먹고

산책으로 간식유혹 피하기

야식 즐기는 가족습관 개선

식사는 거르지 말고 조금씩

○ 설날 한 끼 식사가 하루 권장 칼로리의 절반

평소 음식 조절을 잘하는 사람도 명절이나 휴일이 되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평소 잘 접하지 않는 음식이 넘쳐나는 데다 명절 음식은 대부분 기름을 많이 사용해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임 씨의 경우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이 “얼굴이 홀쭉해진 것 같다”는 인사말을 건넬 때면 자제력이 무너지고 만다.

임 씨는 “할머니가 퍼준 떡국을 먹고 나면 고모가 식혜와 약과를 내오고 저녁 술자리에서 친척들이 주는 술을 받아 마시기에 바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인에게 적당한 일일 칼로리 섭취량은 남자는 2100Cal, 여자는 1700Cal. 떡국 한 그릇(477Cal), 갈비찜 3개(350Cal), 완자전과 동태전 5개(150Cal), 식혜 한 그릇(120Cal), 약과 1개(135Cal)를 먹었다면 총1232Cal를 섭취하게 된다. 설날 한 끼 식사만으로도 하루 권장 칼로리의 절반을 훌쩍 넘기게 된다.

임 씨는 “지난해 9월 66kg이던 체중이 추석을 지나면서 69kg으로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 나물-야채 등으로 먼저 배부르게

즐거워야 할 명절에 음식 스트레스를 받으면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까지 마음이 편치 않다.

임 씨는 이번 설에는 겉으로 표내지 않고 음식을 조절하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짰다.

나물, 야채, 김, 나박김치 등 칼로리가 낮은 음식부터 먹은 후 기름진 음식을 먹을 것. 칼로리가 낮은 음식으로 배를 부르게 하면 기름진 음식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떡국이나 만둣국은 반만 먹을 것. 후식으로 나오는 과일, 약과, 한과도 맛보는 정도로만 그칠 것. 식사 중 친척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 음식에 대한 관심도 줄여보기로 했다.

임 씨는 간식의 유혹을 피하기 위해 조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로 했다. 40분 정도 걸으면 식혜 한 잔(150Cal)의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 라이프스타일 개선이 가장 중요

물론 하루 이틀 조금 많이 먹는다고 해서 곧바로 체중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명절 때 과식을 하면 2, 3일 체중이 늘지만 대부분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활동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과식 습관이 하루 이틀 이어지다 보면 체중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그만큼 힘든 것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일이다. 갖가지 단식, 다이어트, 비만시술에 돈을 투자해도 평소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임 씨의 최대 적은 배고프지 않아도 계속 뭔가를 먹는 습관. 여기에 야식을 즐기는 가족도 원망스러울 뿐이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전임의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살이 쪘다면 살찌는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이어트는 나 혼자 하기보다 가족들이 함께 시작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임 씨는 식사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매일 자신이 섭취한 열량과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을 비교하면 식습관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그는 “빨리 체중을 빼겠다고 자주 굶기도 했는데 가장 빨리 체중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식사를 거르지 않고 조금 먹고 운동하는 것 이외에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조동주(23·고려대 사회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