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손가락으로 만들어 내는 천상의 ‘음’.
피아니스트 손열음(23)이 KBS교향악단과 함께 희망을 여는 새봄 콘서트를 연다. 임동혁, 김선욱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건반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손열음은 18세까지 국내에서만 피아노를 익힌 순수 국내파.
2002년 이탈리아 비오티 국제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현지에 도착했을 때 컨디션이 최악이었던 그녀는 ‘피아노가 나를 안 따라주는 것은 피아노를 덜 사랑하기 때문이다. 피아노를 더욱 사랑한다면 피아노는 나를 따라줄 것이다’고 되뇌며 건반 앞에 앉았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손열음은 이 콩쿠르에서 대회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NHK 심포니 등과의 협연, 특히 2004년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필하모닉의 아시아 투어 협연으로 극찬을 받았던 손열음은 지난해 12월 ‘쇼팽-피아노와 현을 위한 녹턴’음반을 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랩소디의 풍미 가득한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선악을 떠나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손열음의 리스트는 어쩐지 한 편의 시를 낭송하는 듯한 서정미가 가득할 것만 같다.
이밖에 KBS교향악단은 강석희의 지휘로 장대하고 생동감 넘치는 바그너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서곡과 국내 음악팬들에게 인기 높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한편 이번 공연이 열리는 충무아트홀은 지금까지 뮤지컬 중심 공연장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올해 클래식 공연을 활성화 할 계획.
19일부터 27일까지 ‘충무아트홀 회원가입 이벤트’도 개최된다. 충무아트홀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 중 10명을 추첨해 손열음과 KBS교향악단의 공연에 초청한다.
2월 6일 8시|충무아트홀 대극장|문의 2230-6624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양형모기자의 音談패설]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생얼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