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우수자 전형으로 연세대 외국어문학부에 합격한 강민석(19·사진) 군의 공부역정은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을 연상시킨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골인지점을 향해 꾸준히 페이스 조절을 하며 막판 스퍼트 능력을 키웠기 때문.》
공부 마라톤 완주 제1계명은 ‘365일 꾸준히 자율적으로’
강 군이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눈에 띄는 우등생이었던 것은 아니다. 학원에 다니며 선행학습을 받아 본 적도 없고, 밤을 새워 시험공부를 할 만큼 열정이 대단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강 군의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초등학교 때 쌓은 ‘내공’ 덕분이었다.
○ 초등학교: 자기 주도적 공부습관으로 ‘내공’을 쌓다
강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학 학습지와 주요과목으로 구성된 종합 학습지를 하기 시작했다. 학습지 방문교사인 어머니에게 직접 공부한 내용을 확인받아야 했기 때문에 학습지를 밀리지 않고 푸는 게 당시 강 군에겐 ‘지상과제’였다.
가끔 꾀가 날 때면 일주일 치를 하루에 몰아 풀거나 아예 백지 학습지를 어머니 앞에 내놓을 때도 있었지만 강 군의 어머니는 한번도 강 군을 야단친 적이 없다. 대신 밀린 부분을 추가해 다음 주 학습량을 조정해주며 ‘꾸준히,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도록 했다.
강 군 역시 ‘오늘 공부하지 않으면 내일 더 힘들다’는 걸 깨달으면서 방과 후엔 학습지부터 푸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주중엔 그날 수업시간에 배운 만큼 교과서를 읽고 학습지를 풀며 3시간 이상씩 복습했다. 주말엔 문제 위주로 구성된 주말용 학습지를 풀며 공부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점검했다. 이렇게 5년 동안 쌓인 공부 습관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펴는 ‘공부 자립’으로 이어졌다.
○ 중학교: 단계적 약점 보완으로 ‘1등’에 이르다
강 군은 인천 동인천중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정원 40명 중 6등을 했다. 초등학교 때처럼 복습만 했는데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공부법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수업시간에 노트 필기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 군이 누리던 상위권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학기 기말고사,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잇달아 10등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 정신이 번 쩍 든 강 군은 성적에 대한 만족이 자만심을 불러왔고, 자만심이 집중력을 떨어뜨렸다는 걸 깨달았다.
강 군은 수업시간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노트 필기를 시작했다. 집에서도 ‘2시간 공부 10분 휴식’이란 원칙에 맞춰 공부했다. 매일 수학, 영어 공부는 기본으로 하되 나머지 시간엔 취약 과목이나 시험범위 중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은 과목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공부했다.
시험 일주일 전부턴 하루 8시간 이상을 시험공부에 투자하며 교과서와 학습지 개념 설명, 노트 필기를 요약 정리한 암기장을 5번 이상 읽었다. 공부시간에 집중력을 높인 강 군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반 3등을 차지했다. ‘성적 올리는 맛’에 푹 빠진 강 군은 2학년 때도 같은 방법으로 1년간 반 3∼5등의 성적을 유지했다.
3학년이 된 강 군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바로 ‘1등’이란 고지를 점령하는 것. 실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한 강 군은 시험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 본문을 모두 노트에 베껴 쓰고, 중요한 내용은 빈칸으로 남겨둔 뒤 다시 채워 넣는 연습을 반복했다.
학습지 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도 이용했다. 멈춤과 재생을 반복하며 강사의 설명을 모두 받아 적은 뒤 새로운 학습 자료로 활용했다. 3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반 1등, 전교 5등을 차지한 강 군은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중학교를 졸업했다.
○ 고등학교: ‘내신:수능’ 공부 비율 조절이 관건
승승장구하던 강 군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인천 대건고 1학년 학기 초. 강 군은 성적 우수자들로 구성된 ‘심화반’에 꼴찌로 들어가면서 열등감에 시달렸다. 평소 자신 있었던 수학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자 자신감은 더 떨어졌다.
강 군은 ‘진짜 실력을 보여 주겠다’는 오기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복습시간을 줄이기 위해 매일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선생님의 설명을 두꺼운 노트 한 권에 모두 받아 적고, 정규수업이 끝난 직후 1시간 동안 훑어보며 기억을 상기시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엔 과목별 노트에 교과서와 노트필기, 과목별로 구입한 참고서와 문제집 내용을 다시 요약 정리했다. 각 과목별로 두 권 이상의 문제집을 풀며 공부한 내용을 확인했다.
자주 틀리는 수학문제는 오답노트에 적어놓고 두 번 이상 풀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는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 모서리에 붙여놓고 하루 종일 틈틈이 보며 눈으로 풀었다.
모의고사는 영역별로 일주일에 1회분씩 풀며 감을 유지했다. 평소엔 내신과 모의고사 공부를 6 대 4의 비율로 공부하되 중간·기말고사 3주 전엔 내신 준비에 치중했다. 강 군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3등을 차지했고, 2학년 학기말까지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모두 1∼3등을 유지했다.
강 군은 2학년 겨울방학부터 수험생이란 마음가짐으로 수능 공부에 ‘올인’했다. 책상머리에 ‘연세대’란 자신의 목표도 크게 적어 놓았다.
방학기간엔 언어의 ‘비문학’, 사회탐구 과목 중 ‘경제’식으로 필요한 온라인 강의만 선택적으로 들으며 개념정리를 마쳤다. 1월부턴 시간에 맞춰 문제를 푸는 연습을 시작했다. 체력관리를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 자정에 잠드는 생활습관도 철저히 지켰다.
학기 중에도 수능 대비 위주로 학습계획표를 짜되 중간·기말고사 1주일 전엔 내신공부에만 집중했다. 취약과목 보충을 위해 자신 있는 외국어 영역 공부 시간은 대폭 줄였다. 수시 대비를 위해 여름방학 땐 각 대학 기출문제 풀이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 논술강의도 들었다.
자기 주도적 학습습관을 바탕으로 골인 지점을 향해 꾸준히 달린 강 군은 수능에서 언어 3등급, 수리와 사회탐구 영역 평균 2등급, 외국어 1등급의 성적을 올리며 목표 대학 합격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 그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기획팀. 02-2020-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