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보호시설 찾아 페인트칠 자원봉사
매케인-파월-바이든과 3차례 만찬회동
물러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내외가 반갑게 맞았다. 임무를 교체하는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서 커피를 마시며 ‘백악관에서의 마지막 담소’를 나누었다.
부시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집무실 책상에 오바마 당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겨 뒀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열 멋진 새 시대를 축하하며 행운을 기원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신구 대통령 부부는 이어 취임식이 열리는 의회의사당 건물로 가기 위해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두 대통령이 나란히 리무진(과거에는 마차)에 앉아 취임식에 참석하는 전통은 1837년 시작된 전통이다. 이전에는 백악관에서 취임식장까지 대통령 당선인이 각료 내정자와 취주악대 등을 이끌고 행진하는 형식이었다.
앞서 오바마 당선인은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일이자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19일 보훈병원을 방문해 상이용사들을 위문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집 없는 10대들의 응급 보호시설을 찾아 청소년 30여 명과 함께 소매를 걷어붙이고 롤러를 이용해 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가구를 설치하는 등 자원봉사 활동에 나섰다.
오바마 당선인은 청소년들에게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해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위대해질 수 있다”며 “함께 힘을 모아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는 사람들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진에 이상이 생긴 항공기를 뉴욕 허드슨 강에 안전하게 비상 착륙시켜 승객 155명과 승무원 전원을 구한 유에스항공 기장 체슬리 슐렌버거 3세를 만나 “사람들이 당신처럼 일한다면 아름답고 훌륭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슐렌버거 기장을 취임식에 초청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지난 대선 때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자신과 경쟁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등과 연쇄 만찬회동을 하며 초당적 국정협력의 길을 당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