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의 혁명 컴퓨터 내비게이션 이용 ‘오차 제로!’
《심덕례(69·여·인천 부평구 삼산동) 씨는 처음 무릎 통증을 느낀 때를 기억하고 있다. 1997년 아들의 결혼 준비를 위해 한 달간 서울과 인천을 오가던 때였다. 바늘로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이 무릎에 강하게 느껴졌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욱 심했다. 침도 맞고 약도 먹어가며 결혼식까지 버텼다.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 가끔씩 쑤시는 통증은 있었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했다. 아프다 싶으면 약을 조금씩 먹고 물리치료를 받아가며 10년을 버텼다. 그런데 지난해 10월부터 견딜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주변의 소개로 척추관절 전문치료 병원인 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김주문 소장을 찾았다.》
○ 인공관절 치환수술 필요
김 소장과 함께 X선 사진을 본 심 씨는 깜짝 놀랐다.
오래된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릎 연골이 거의 다 마모된 상태였다. 무릎을 구부리는 각도가 정상인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는 데다 선천적으로 종아리가 바깥쪽으로 휜 X자형 다리여서 통증이 더 심했던 것.
김 소장은 “10년 넘도록 보존적 치료를 받아왔지만 계속되는 통증에 시달렸고 퇴행으로 인해 선천적인 X자 다리가 더욱 심해졌다”며 “무릎의 굴절 각도가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은 심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흔히 사용된다. 닳아 없어진 무릎 연골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새로운 연골을 넣어 통증을 없애고 활동이 용이하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통증을 줄여주고 움직임을 쉽게 해주지만 말 그대로 인공이므로 심 씨처럼 오랜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에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된다.
○ 정확도 높은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
초기 퇴행성관절염은 약물치료만으로 통증을 조절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로 더는 효과가 없는 6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심 씨가 받은 수술은 기존의 수술이 아니라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이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은 컴퓨터를 활용해 정확성을 최대화한 첨단 치료법이다. 관절 주변 부위를 영상으로 직접 확인하며 수술한다.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원리를 관절염 수술에 응용한 것으로 수술 중간에 컴퓨터에 연결된 투시카메라로 환자의 척추 정렬상태 등을 계측한다.
그동안의 인공관절 수술이 X선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의사의 육안이나 수술 경험에 의존해 편차가 심했던 것에 비해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은 정확도가 높다.
김 소장은 “컴퓨터 내비게이션 수술은 후유증을 현저히 줄일 수 있으며 출혈도 적어 회복이 빠르다”면서 “다만 수술 절개부위가 비교적 크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 수술 후 지속적 근력강화 운동 필요
심 씨는 전신마취를 하고 오른쪽 무릎부터 시작해서 양 무릎을 동시에 수술 받았다.
먼저 뼈를 싸고 있는 연골 중 허벅지뼈와 종아리뼈의 상한 부위를 깨끗이 정리했다. 컴퓨터 내비게이션 장비를 이용해 해당 관절 부위에서 연결되는 두 뼈의 각도와 크기를 측정했다. 정확한 계측으로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 정상 무릎관절의 각도에 근접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후 방법은 인공관절 치환술과 거의 비슷하다. 허벅지뼈와 종아리뼈의 마모된 부분을 제거한 후 충치에 보철을 하듯이 인공관절을 덮는다. 그 사이에 특수제재의 플라스틱 연골을 넣어서 인공관절이 서로 맞닿지 않도록 한다.
수술 후 1, 2주일 입원해서 재활치료를 받고 퇴원 후에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재활 정도를 체크한다.
수술 후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3개월 후부터 걷기 운동과 가벼운 조깅을 한다. 가급적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고 산책과 수영으로 관절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수술 후 5일이 지난 심 씨는 보조기에 의지해 병원 복도를 오가며 무릎을 구부리는 운동을 하고 있다.
“수술 후 통증도 없고 걷기도 수월하니 이제 정말 살 것 같네요.”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관절염환자 운동방법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 ○
조깅-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줄넘기 X
관절염 환자는 관절 부위에 부담이 적게 가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줘야 한다.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걷기 운동을 하루 20∼60분간 실시하면서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10분 내외로 하루 2회 이상 실시하고, 통증이 느껴지면 잠시 중단한 후에 다시 실시한다. 스트레칭은 굳어진 관절 주변을 감싸고 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지속적인 혈액순환이 가능하게 하므로 매일 실시하도록 한다.
조깅,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줄넘기 운동은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가 피해야 한다. 쪼그리고 앉기, 오래 서 있기, 양반다리로 앉는 자세도 좋지 않다.
관절염으로 판정돼 통증이 있다면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의 정도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간 휴식은 무릎의 근력을 약화시키고 관절의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관절염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준다.
(도움말=김주문 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 고도일 신경외과 원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