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맘때 프로농구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모비스가 외국인 선수 R F 바셋을 KCC로 보내고 무스타파 호프를 받았다. KCC는 기량이 월등히 앞선 바셋을 보강하며 트레이드 시한을 둘러싼 편법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전창진 동부 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던 TG에서는 특히 반발이 심했다. 전 감독의 우려대로 TG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바셋이 버틴 KCC를 맞아 골밑 열세를 드러내며 패했다.
그런 전 감독이 19일 레지 오코사(204cm, 103kg)를 오리온스로 트레이드하고 크리스 다니엘스(207cm, 120kg)를 영입했다. 오코사는 지난해 동부 우승의 주역이고 올 시즌 동부는 선두를 달리고 있기에 이 트레이드도 화제를 뿌렸다. 당초 오리온스는 동부와 국내 선수 맞교환을 추진하다 농담처럼 “용병은 어떨까”라고 의견을 나누다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전 감독은 “바셋 사례처럼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는 골밑을 장악해야 승산이 있다. 평소 눈여겨봐 둔 다니엘스를 데려오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평균 15.2점을 올리고 있는 오코사는 훈련 부족에 플레이 스타일 노출로 위력이 떨어졌다. 동부가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공산이 큰 모비스의 브라이언 던스톤, 삼성 테렌스 레더, LG 브랜든 크럼프, KCC 마이카 브랜드에게 자주 밀렸다는 게 전 감독의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평균 21.7득점을 기록 중인 다니엘스를 동부에 내준 오리온스가 밑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은 “절대 손해가 아니다. 40분 내내 혼자 공격을 이끌던 다니엘스와 공격이 고루 분산되는 팀인 동부 오코사의 기록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오코사는 전술 소화를 잘해 우리 팀 가드 김승현도 좋아한다”고 반박했다.
6강 진출에 갈 길이 바쁜 오리온스도 득이 많다는 뜻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대형 신인 가세, 방성윤 복귀, 서장훈 트레이드 등 판도를 뒤흔들 굵직한 이슈가 쏟아져 관중이 전년도보다 10% 이상 늘었다. 마침 동부는 시즌 3전 전패를 안겨준 삼성과 21일 맞붙고, 오리온스는 시즌 3전 전승을 챙기게 해준 모비스와 22일 대결한다. 이래저래 팬들은 계속 흥미롭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