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메뉴 만들어 역수출 성공
미국 음료 브랜드인 ‘스무디킹’ 한국 법인 스무디즈코리아는 지난해 10월 미국 마이애미 지역에 매장 2곳을 열었습니다. 오픈 3개월 만에 미국 내 다른 스무디킹 점포보다 월평균 26% 높은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예상 밖 선전에 조만간 미국에 점포를 한 곳 더 낼 계획이라고 하는군요.
요즘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해외에서 들여온 외식 브랜드가 한국에서 만든 토종 메뉴를 들고 역(逆)수출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새로운 메뉴나 마케팅 전략으로 본사도 놀랄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죠.
미국에서 태어난 스무디킹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과일음료라기보다는 단백질 보충제 등이 첨가된 ‘기능성 음료’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합니다. 피트니스센터에 가기 전 스무디킹 음료를 사들고 가는 소비자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매장은 대부분 테이크아웃 형태였습니다. 이를 눈여겨본 스무디즈코리아는 앉아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형으로 매장을 꾸미고 과일향이 달콤한 음료들로 메뉴판을 꾸몄습니다.
토종 피자브랜드 미스터피자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매장 2곳을 열었습니다. 기름기가 많고 토핑이 2, 3가지에 불과한 미국 피자 시장에서 다양한 토핑, 즉석 요리 등을 내세운 제품이라면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랍니다.
서양에 뿌리를 둔 음식에 한국 토종의 맛을 더해 ‘맛의 한류(韓流)’를 꾀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마늘을 넣은 피자와 파스타로 잘 알려진 매드포갈릭은 올해 말 싱가포르 쇼핑가 오차드로드에 매장을 열 예정입니다. 할리스커피도 고구마라테 음료를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소개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여온 외식 브랜드는 비싼 로열티 때문에 가끔 ‘외화 유출의 주범’으로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다시 해외에 진출하는 한국 법인들의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더 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코리안 파워’를 기대해 봅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