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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무관한 자가용도 소각… 숨길것 더 있었나

입력 | 2009-01-27 18:30:00


■ 군포 여대생 살인 용의자 검거

전과 9범 30대… 마사지샵 종업원 근무

4층 상가 갖고있어 생활 쪼들리진 않아

DNA 감식 대비해 피해자 손톱 잘라내

현금 뺄때 지문 안남기려 손가락에 콘돔

‘부인 화재사망-4억 보험금 수령’ 재수사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실종 연관 추적

경기 군포시에서 발생한 여대생 A(21) 씨 실종사건의 피의자가 사건 발생 37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A 씨는 25일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19일 군포보건소 앞에서 A 씨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목 졸라 살해하고 현금 70만 원을 인출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강모(38) 씨를 26일 구속하고 다른 범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범행 당일 오후 3시 10분경 군포시 대야미동 군포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귀가 중이던 A 씨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화성시 매송면 원리에서 스타킹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강 씨는 이어 A 씨의 시신을 근처 논에 암매장하고 A 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70만 원을 인출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실종 지역 주변 도로의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해 7000여 대의 차량 운전자를 조사하다가 성폭행, 절도 등으로 전과 9범인 강 씨가 어머니(54) 소유의 에쿠스 차량을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25일 오후 강 씨가 일하던 안산시 본오동의 한 스포츠마사지숍에서 강 씨를 긴급 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치밀한 범행 수법=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줄곧 "성폭행을 하려다 A 씨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범행 수법은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다는 것이 경찰의 지적이다.

강 씨는 A 씨를 보건소 앞에서 차에 태운 뒤 800m 떨어진 국도 47호선 주변에서 A 씨를 폭행하고 제압했다. 이어 한적한 논두렁으로 옮겨 A 씨를 죽인 뒤 논두렁에 파묻고 근처에서 옷가지를 태웠다.

경찰의 DNA 감식에 대비해 시신을 묻기 전에 A 씨의 손톱을 가위로 모두 잘라냈다는 것. A 씨가 반항하는 과정에서 혹시 손톱에 자신의 머리카락이나 살점이 끼어 있을 수도 있어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사망 여부를 재확인하기 위해 머리를 다시 둔기로 때렸다"고 밝혔다.

강 씨는 이어 암매장 장소에서 6km 떨어진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의 한 금융기관에서 현금 70만 원을 인출했다. 마스크와 가발을 써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특히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손가락에 콘돔을 끼운 채 돈을 빼내기도 했다.

이때가 오후 7시 26분. 유인, 납치부터 현금 인출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다른 범행 여부 수사=강 씨는 안산시내에 2억 원대 상가를 갖고 있는 등 경제적으로 크게 어렵지 않았다.

결혼을 4번이나 했고 앞서 3번의 결혼은 모두 이혼으로 끝났다. 마지막 네 번째 부인은 2005년 10월 처가에서 난 화재로 장모와 함께 숨졌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강 씨는 아들을 데리고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이 아들은 첫째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이였다.

강 씨는 부인의 사망 직후 1억 4000만 원의 생명보험금을 탔다. 부인이 피보험자로 가입된 보험은 화재 발생 직전에 2건 등 모두 4건(보상 최고액 4억 3000만 원)이 가입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