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公冶長(공야장) 편의 이 장에서 공자는 생활의 친근한 예를 통해 인간의 곧은 본성과 성실함에 관해 성찰하라고 촉구한다. 곧을 直(직)을 다룬 중요한 구절이다.
孰(숙)은 익을 熟(숙)의 원글자이되, ‘누구’라는 의문사로 빌려 쓴다. 孰謂(숙위)는 ‘누가 ∼라 하는가’라고 풀이하되, ‘∼라고 할 수 없다’라는 부정의 뜻을 함축한다. 微生高(미생고)는 魯(노)나라 사람으로 아주 정직했다. ‘장자’ 등에 나오는 ‘尾生(미생)의 信(신)’이 그를 가리킨다고 한다. 或(혹)은 或人(혹인)과 같아서 ‘어떤 사람’이란 뜻이다. 乞(걸)은 본래 구름 기운을 나타냈지만 ‘빌리다’의 뜻으로 차용해 쓴다. 醯(혜)는 식초이다. 焉(언)은 종결사로, ‘∼에게’의 뜻도 지닌다.
諸(저)는 ‘그것을 ∼에서’를 뜻한다. ‘제’로 읽으면 ‘모든’이란 뜻이니 諸君(제군)은 ‘여러분’을 나타낸다. 隣(린)은 ‘이웃’의 뜻이다. 而(이)는 앞의 말과 뒤의 말을 연결해 준다. 與(여)는 ‘주다’의 뜻을 지닌 동사이다. 與信(여신)의 與도 같다. 之(지)는 앞의 것을 되받는다. 여기선 ‘빌린 식초’를 가리킨다.
자기 집에 없는 물건을 이웃에서 빌려다 주면 친절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공자는 옳다 여기지 않았다. 자기 집에 없으면 없다고 해야 하거늘 그러지 않았고 이웃에 가서는 자기가 쓸 것이라 했기 때문이다. 주자(주희)는 본뜻을 굽히고 외물에 따르는 곡의순물(曲意徇物)의 잘못과 미덕을 약취하고 은혜를 파는 掠美市恩(약미시은)의 잘못을 지적했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 해도 성실하지 않으면 마음을 제대로 기를 수 없다고 경계한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