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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광고 ‘고객과의 상생’ 외치다

입력 | 2009-01-29 02:58:00

국밥집 아주머니가 가수 패티 김의 ‘그대 없이는 못 살아’라는 노래를 ‘단골 없이는 못 살아’ 등의 가사로 바꿔 노래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광고. 불황기에는 고객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광고가 주목을 받는다. 사진 제공 금호아시아나그룹


당신의 성공 파트너… 단골 없이는 못살아… ‘우리’의 봄도 곧 도착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제작한 ‘돈의 독백’ 편 광고에서 ‘국내 증권사 최고의 신용 등급을 받았다’며 안정성을 부각시켰다.

이어 광고 끝에는 ‘당신의 성공 파트너’라는 자막이 올라오면서 고객과의 상생(相生)을 강조한다.

이 회사는 ‘펀드 열풍’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광고를 통해

주식과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펀드까지 하나의 계좌로 관리해 주는 종합자산관리(CMA) 계좌 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광고업계 데이터전산망 ‘베이시스넷’을 통해 올해 1월 1일부터 신문에 게재되거나 방송에 나온 광고를 조사한 결과 주요 기업들이 전례 없는 위기 국면을 고객과의 상생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성호 HS애드 PR팀 국장은 “호황기에는 상품 판매 등 마케팅에 치중하는 광고가 대세지만 불황기에는 소비자의 신뢰와 정직하고 안정된 이미지를 구축해 소비자와의 상생을 강조하는 광고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광고에서는 국밥집 아주머니가 가수 패티 김의 ‘그대 없이는 못 살아’라는 노래를 편곡해 ‘단골 없이는 못 살아’ 등의 가사로 노래를 부른다. ‘좋은 날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자막이 흐른다.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C제일은행은 ‘누군가는 상상력에서 가능성을, 누군가는 디자인에서 가능성을, 누군가는 도전에서 가능성을 찾을 때 우리는 당신에게서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고객을 더 잘 모시는 것이 은행의 가능성입니다’라는 광고를 통해 고객을 떠받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KB금융그룹도 ‘이 시대의 아버지,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형식의 광고를 통해 새해에는 고객의 어깨가 더 가벼워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

SK텔레콤은 광고에서 기업과 고객을 ‘우리’로 엮으며 ‘나뭇가지는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우리의 봄도 곧 도착할 것입니다. 사람을 향합니다’라며 고객과 함께 침체 터널을 극복해나갈 것을 다짐하는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한껏 몸 낮추고 안정성 강조

고객을 모시는 데에서 더 나아가 한껏 자세를 낮추는 추세는 증권업계 광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까지 ‘업계 최초 수수료 무한 책임제’, ‘온라인 주식 수수료 어디서나 업계 최저’ 등 최저 수수료 경쟁을 벌여왔던 모습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는 다음 달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업과 자산운용업 등 5개 업종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무한 경쟁에 돌입하지만 최근 펀드 불완전 판매 논란과 펀드 수익률 급락 등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최근 광고는 ‘미리 알았더라면…’이라는 편에서 미리 알려주고 체크해 주는 펀드 관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나의 CMA에는 예금자 보호가 되는 백이 있다’라는 문구로 안정성을 강조하고, 대신증권은 사명(社名) 그대로 ‘큰 大 믿을 信, 대신증권’을 메인 슬로건으로 택했다.

광고업계는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고객’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광고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