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연구도 ‘식후경’!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연구개발특구. 이곳에 입주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 벤처기업의 실험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밤새워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두뇌들에게 체력과의 싸움은 또 다른 승부 요소. 이 싸움에서 밀리면 연구도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체력싸움엔 운동 못지않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대덕특구에서 일하는 수만 명의 과학자들은 어디에 가서 무얼 먹을까. 대전지역 인터넷 언론과 포털사이트 맛 동호회, 그리고 연구단지 홍보팀 직원들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정임 팀장은 “연구단지 안의 먹을거리는 전통과 퓨전이 어우러져 있다”며 “연령과 연구소 전공에 따라 취향이 나름대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연구단지 먹을거리촌은 크게 도룡동권, 신성동권, 어은동권, 전민동권으로 나뉜다.
▽도룡동권=1993년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공원 주변에 형성됐다. 연구단지 30, 40대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이곳에서 살루테(청주해장국 옆·862-0052)는 요즘 ‘뜨는 집’. 훈제연어샐러드, 로즈마리와 최상급 한우를 사용한 소 안심구이가 미식가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값은 1만5000∼3만9000원.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 앞에 있는 스완(867-5141)과 로제타(862-3332), 소렌토(864-1887)는 갑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관 때문에 연구원 아베크족이 자주 찾는다. 대전에서 몇 안 되는 랍스터 전문점 한스랍스타(864-3700)도 이곳에 있다.
▽신성동권=두레아파트와 쌍용기술연구소 사이 길 옆의 큰길식당(861-7744)은 청국장과 김치찌개로 유명하다. 요즘 제철을 맞은 굴 요리는 두레아파트 옆 굴세상(863-0678)에서 맛볼 수 있다. 대전 충청권에 10여 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복요리 전문점 복덩어리(864-2212)의 본점도 한울아파트 110동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애경종합기술원 옆엔 50년 전통의 숯골원조냉면(861-6730)이 있다. 이 집엔 남녀노소, 직위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 일대는 특히 두부와 묵 요리가 많다. 한국기계연구원 앞 콩사랑(862-2033)과 3대째 영업 중인 손두부집(862-0025)도 콩으로 체력을 보강하려는 연구원들이 자주 찾는다.
대전시공무원교육원 뒤편 산속에 있는 양사싯골(861-7912)은 청국장과 묵이 깊은 맛을 낸다. 중화요리로는 대인길(애경종합기술원 앞·863-1188), 동보성(한국기계연구원 앞·863-1010)이 유명하다.
▽어은동권=KAIST 서문 앞에 있는 강구항(863-9288)은 영덕대게와 물회로 유명하다. 사장 전명국 씨가 고향인 경북 포항시 영덕항에서 매일 싱싱한 재료를 구입해 내놓는다. 부근의 학전식당(862-8933)은 고등어자반 구이와 청국장으로 KAIST 학생들과 직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민동권=전민동의 길상(864-4321)에는 치킨과 스테이크, 스파게티 등 35가지 메뉴가 있다. 요즘 보기 드문 고전 LP 2000여 장을 진공관앰프로 들려준다. 4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점심특선이 1만 원 선.
호남고속도로 대덕밸리 나들목 입구의 솔밭묵집(935-5686)은 주인 전순자(67) 씨가 20년 전부터 꾸려온 묵 요리 전문점이다. 이곳과 함께 전민동 소달구지(863-3675)와 조개구이전문점인 바다이야기(867-9290)에는 연구원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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