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얼마 전 구입한 승용차는 좌석 시트의 온도를 맞출 수 있어 추운 날씨에도 따뜻해 좋았습니다. 여름에는 시트를 차갑게 만들 수도 있다던데 어떤 원리인지 궁금해요.
두 물질 접합한 열전소자 사용
전기 흘려 냉각-온열 조절 가능
【A】 전기가 흐르면 온도가 변하는 반도체인 열전소자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접합한 열전소자는 전기가 흐르면 한쪽은 냉각이 되고 반대쪽은 뜨거워집니다. 전기장판의 열선이나 냉장고와 에어컨에 사용하는 냉매가 없어도 온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셈이죠. 그래서 자동차 시트는 복잡한 구조의 냉각기 대신 열전소자를 사용해 시원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열전소자는 이미 소형 냉온장고나 와인 쿨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냉각장치가 필요 없어 소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자연스레 냉온장고의 한 곳은 차갑게 다른 곳은 뜨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전압에 따라 온도 변화를 제어할 수 있어 와인을 정확한 온도로 시원하게 보관해야 하는 와인 쿨러에도 적합해요.
최근에는 열이 많이 발생하는 전자제품의 냉각에도 응용되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반도체 소자는 열을 많이 냅니다. 기존에는 뜨거운 공기를 밖으로 빼거나 주변에 물이 흐르는 작은 관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식혔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컴퓨터칩의 성능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mm²의 면적을 순간적으로 냉각시킬 수 있는 열전소자를 반도체에 부착하면 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기자동차의 에어컨과 히터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진의 열을 히터로 사용하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전기자동차는 열이 발생할 만한 부품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열선이나 냉매를 사용하는 에어컨과 히터를 설치하면 전력 소모가 너무 커 충전지가 빨리 닳게 되죠. 그래서 가열과 냉각 효율이 좋은 열전소자가 각광받고 있어요.
열전소자는 최근 나노기술과 맞물려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열전소자의 가장 큰 단점은 한쪽 면에서 발생한 열이 반대쪽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물질은 전기 전도도가 높으면 열도 잘 통하기 때문에 전기는 통과시키고 열은 막는 기술 개발이 급선무였어요. 하지만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두께의 열전소자 박막을 샌드위치처럼 포개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열전소자의 오랜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도움말=한국전기연구원 박수동 열전변환연구그룹장)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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