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위, 최종후보로 결정
정준양(61·사진) 포스코건설 사장이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포스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포스코 최고경영자(CEO)후보 추천위원회’는 29일 회의를 갖고 정 사장을 회장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돌발 변수만 없다면 다음 달 27일 주주총회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임기를 1년여 앞두고 도중 사임한 이구택 현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 포스코 회장을 맡게 된다.
이날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추천위원회는 정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 면접을 봤으나 정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
서울대 공업교육과를 졸업한 정 회장 후보는 1975년 포스코 공채로 입사한 뒤 광양제철소장(전무), 생산기술부문 부사장, 포스코 사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11월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 산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포스코 내부에서는 제철소 핵심 사업인 제강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가 회장이 되면 현재 철강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의 위기를 타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감산에 돌입했으며, 1월 실적도 사상 최악이 될 것에 대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포스코는 지난해보다 각종 비용을 20∼30% 줄이고 원료 구매 비용을 줄여 1조 원 정도의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미 생산 현장에서 원가 절감을 주도해온 정 회장 후보가 이런 점에서 CEO후보 추천위원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정된 최대 7조5000억 원의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도 정 회장 후보가 할 일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4조9000억 원에서 투자비를 53% 늘리기로 했다. 설비 투자와 기술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다는 것이 포스코 측 복안이다.
정 회장 후보는 또 1년 남짓한 임기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회장 자리를 놓고 일었던 ‘외풍(外風) 논란’을 잠재우고 포스코 CEO의 내부 승계 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